지난 리뷰 1부에서 설명했듯 윌슨 오디오의 WAMM MC는 지금까지 존재했던 어떤 얼티밋 스피커도 가져본 적 아니 시도해본 적 시간차 왜곡을 보정하거나 최적화
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했다. 그것도 알렉산드리아 XLF에서
불가능했던 밀리세크 단위로 말이다.
이것은 높은 기술의 산물이자 굉장히 섬세한 노하우를 요구하지만 재생음의 분위기나 사운드 스테이지의 넓이
그리고 깊이감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대 스피커들의 가장 큰 문제는 언제나 크로스오버
포인트인데 이것을 시간차 정합을 목적으로 셋팅하는 것이 아닌 드라이버의 위치를 조절함으로써 시간차 정합 보다는 위상차 정합에 힘을 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윌슨의 40년이 넘는 경험을 통해 얻는 이상적인 디자인도
엿볼 수 있다.
WAMM MC는 가상 동축 기반에 LM/UM/T/UM/LM 배열로 APD(비구면 소리 전달 기술)로 리스너에게 음원을 집중시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아래쪽 어퍼/로워 미드레인지 모듈은 고정된다는 것이고 이 모듈들을 하나의 축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정말 아주 이상적인 구조라고 할 수 있다.
<WAMM MC의 모든 모듈은 사진과 같이 스파이크를 통한 메커니컬 그라운딩을 실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디자인은 오직 윌슨 오디오만의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마스터 크로노소닉 마이크로미터 노브로 재생음의 영역을 어디까지 이룩할 수 있는 것일까?
데비이드 윌슨은 굉장한 진공관 앰프 매니아로도 알려져 있다.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다. 그는 솔리드 스테이트가 시장을 평정하기 이전 진공관 앰프가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을
평정할 때 오디오파일이었다. 진공관 앰프가 가지는 향수에 대해 절대 잊지 못할 세대라는 것이다.
그는 모든 윌슨 오디오 스피커의 튜닝 작업을 진행할 때 빠짐 없이 사용했던 제품이 바로 VTL 지그프리드 시리즈 2 파워 앰프였다. 물론 VTL의 레퍼런스 프리 앰프 역시 함께 사용되었으며 현재도
그가 보유했던 시스템에 오디오 리서치의 포노 앰프는 그대로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솔리드 스테이트 파워 앰프는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재생해 보자는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스피커 우퍼에 엄청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DC도 증폭되어
출력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진공관 파워 앰프는 거의 모두 출력 트랜스포머에 의해 스피커를 구동시키기
때문에 출력 밴드에 제한을 갖게 된다.
<이 사진이 갖는 비주얼의 힘은 엄청나다. WAMM MC의 크로스오버를 구성하는 부품은 모두 실링되어 있다. 단, 크로스오버에 데미지를 가할 수 저항의 경우 사진과 같이 언제든 교체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다. 또한 저항의 노후화가 스피커 음질에 손실을 가할 수 있는데 정기적인 교체를 통해 스피커의 음질을 항상 처음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시켜 준다는 이점도 있다>
20Hz를 플랫하게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에서는 아무리 와이드
밴드를 지향하는 진공관 앰프라도 청감적으로 솔리드 스테이트 파워 앰프와 저음의 질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다.
하지만 데이비드 윌슨은 WAMM MC가 진공관 앰프에서도 최적의
재생음을 얻을 수 있도록 마스터 크로노소닉 마이크로 미터 기술을 고안했다. 실제 국내 수입사인 샘오디오에
전시되어 있는 WAMM MC도 볼더 3060 파워 앰프에
따른 셋팅값과 VTL 지그프리드 시리즈 2에 대한 프리셋이
동시에 존재해 마스터 크로노소닉 마이크로 미터 기술이 파워 앰프에 따른 재생음의 완성도를 얼마나 달리 할 수 있는지 크게 깨달을 수 있다.
사실 마스터 크로노소닉 마이크로 미터 기술은 진짜 매니악한 오디오파일을 위해 고안된 기술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WAMM MC는 근본적으로 선택 받은 자가 아니면 구입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나 같이 학구적인 관점으로 세밀한 튜닝을 통해 재생음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가득한 사람에겐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정말 세밀한 조절을 통해 상상하지도 못한 재생음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스태거 방식으로 동작시키는 10.5인치 우퍼와 12.5인치 우퍼 모듈>
하지만 수입사를 방문할 때 마다 WAMM MC를 바라볼 수 있다는
자체에 만족할 수 밖에 없다. 여담이지만 볼 때 마다 설레이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어제도 수입사를 다녀왔지만 나도 모르게 와~~~ 감탄사를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WAMM MC는 세계 최고의 스피커를 지향하기 위해 설계 되었다. 윌슨 오디오는 수만 개의 드라이버 번–인하여 특성을 체크해 선별해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WAMM MC는 기존 윌슨 오디오의 스피커 보다 더 까다로운 기준 내에 들어가는
드라이버를 우선 선별하여 사용한다.
사용된 드라이버 특성은 모두 윌슨 오디오의 데이터 베이스에 저장되며 추후 하나의 드라이버라도 문제가 생겼을
때 측정 기준치에 가장 부합하는 드라이버를 다시 제공한다. 엄청나지 않은가? 정말 대단한 회사이다. 이런 사후 지원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각설하고 WAMM MC는 정말 대단한 캐릭터 라인을 가지고 있다. 지구촌에 나라의 문화마다 저마다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WAMM
MC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피커 디자인으로 꼽힐 것 같다. 무엇보다 이 디자인은 기존
윌슨 오디오의 디자인 정체에 연속성을 부여 받았다는 것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보이는 것 만이 전부가 아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포스 넘치는 디자인이라고 생각된다. 처음 출시 되었을 땐 몇 개월간 잠을 이루기 전 WAMM MC 사진을 들여다본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WAMM MC에 쓰인 10.5인치
우퍼와 12.5인치 우퍼는 스태거 방식에 의해 동작한다. 10.5인치
우퍼와 12.5인치 우퍼가 서로 다른 크기의 콘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같은 주파수를 재생한다. 일반적인 스피커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이것은 두 우퍼가 같은 주파수를 재생함으로써 저음의 능률을 향상시켜줄 뿐 아니라 물리적인 문제로 인해 우퍼
콘이 가지지 못하는 상위/하위의 주파수 영역으로 뻗어 나갈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문제는 이 같은 설계는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며 철저한 커스터마이징을 필요로 한다.
또한 WAMM MC 처럼 우퍼 드라이버에서도 타임 얼라이먼트를
위해 배플이 경사진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이와 같은 경사진 배플 디자인도 최고의 효율을 얻기 위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윌슨 오디오 스스로도 WAMM MC를
뛰어넘는 스피커를 개발하기를 원한다면 10년에서 어쩌면 20년이란
시간을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들 우퍼가 장착되는 캐비닛 모듈은 정말 대단한 스펙을 지니고 있다.
<데이비드 윌슨씨 댁에 방문했을 당시 WAMM MC 사진이다. 이 경험은 지금의 내 하이엔드 오디오 인생에 대단한 귀감이 되고 있다>
같은 우퍼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는 알렉스와도 커다란 차이점인데 WAMM
MC의 베이스 캐비닛은 알렉스 보다 훨씬 큰 용적을 지니고 있으며 내부에 설치된 브레이싱 스펙 규모도 알렉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임팩트한 저역을 만들어내지만 캐비닛은 무척 조용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가 앞서 언급한 대규모 브레이싱 구조 덕분이기도 하지만 사실 대규모 X 매터리얼의 투입 때문이기도
하다. 윌슨 오디오의 생산 현장을 가보면 대규모로 적어 되어 있는 X
매터리얼 패널들을 볼 수 있다.
상급기로 갈수록 X 매터리얼의 사용 범위는 늘어나게 된다. 또한 공진 특성에 따라 캐릭터 라인에 맞춰 조절하는데 여기엔 저음의 회절 특성까지 고려한다. WAMM MC의 베이스 모듈은 페라리의 스포츠카에서 쓰인 캐릭터 라인등이 쓰이기도 했는데 이 모든 것은 데이비드
윌슨의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종합적인 스펙으로 인해 알렉스와 동일한 우퍼 드라이버를 조합하여 사용하지만 WAMM MC는 알렉스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저역 품질을 갖추고 있다. 인지
가능한 범위에 단일 저역 주파수를 재생하더라도 알렉스와 조용한 캐비닛이라는 측면에선 그만큼 차이를 보인다.
<WAMM MC는 특별한 인스톨을 필요로 한다. 현재 그 업무는 피터 맥그래스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데 이 사람은 수 많은 레코딩 경력을 갖추고 있는 인물로 데이비드 윌슨의 철학에 가장 잘 부합하는 대단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얼티밋 등급의 스피커일수록 저역 재생이 고역 재생에 미치는 영향, 반대로
고역 재생이 저역 재생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우리가 스피커의 풋에 특정 장치나 받침대를 넣어서
저역 진동 특성을 바꾸면 고역 변화도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WAMM MC가 발매를 앞두고 디스트리뷰터들에게 소개한
이후 최종 발매까지 1년 6개월이란 시간이 더 필요했던 이유도
재생음의 밸런스를 보다 완벽하게 잡고자 한 데이비드 윌슨의 고집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윌슨 오디오의
완전 새로운 세대의 스피커 등장에서 알렉스가 먼저 발매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까지 한 것이다.
나는 WAMM MC를 데이비드 윌슨의 댁 내에서 2년 연속 경험한 최초의 리뷰어이기도 하다. 첫 번째 경험은 데이비드
윌슨과 단 둘이 4시간이나 진행 되었으며 그 기록은 고스란히 녹음 기록으로 남아있다. 가끔 당시 녹음을 재생하며 데이비드 윌슨을 회상하기도 하는데 녹음을 들을 때 마다 나는 대단한 축복을 받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내가 경험한 WAMM MC는 내가 머릿속으로만 상상해왔던 레코드
재생의 정점을 넘어선 재생음을 들려주었다. 그 경험은 내 하이엔드 오디오 인생에 큰 귀감이 되었고 그때에
쇼크로 인해 하이엔드 오디오의 음질을 더욱 끌어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데이비드 윌슨은 레코드 앨범 하나 하나를 재생해줄 때 마다 이 레코드 앨범이 녹음 당시 가지고 있는 환경적
특성에 대해 하나 하나 일러주며 이것이 재생될 때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주목해 줄 것을 내게 요청했다.
그러니까 WAMM MC는 스피커를 평가할 때 사용되는 수식어
등은 필요 없는 스피커라는 것을 내게 알려주는 듯 했다. 스피커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은 고사하고 스피커의
콘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다.
<생전에 데이비드 윌슨이 4시간 동안의 데모를 위해 시스템을 셋업 중인 모습, 이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정말 기뻤다>
재생음이 아니라 소리가 어디서 흘러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며 여기에 대해선 녹음 당시의 공기감이라고 인지할
수도 없는 것들이 마치 홀로그램처럼 존재하는 것 같았다. 얼티밋 스피커에서 가장 중요한 선이 분명한
레이어가 분명히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레코드에 따라 40~50개에
이르는 마이크로 녹음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마이크에 위치에 따라 이것이 심도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레코딩을 위해 하이파이 비즈니스를 시작한 그가 평생의
업적으로 완성하고자 했던 만큼 이것은 일반적인 얼티밋 스피커가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레코드에 기록된 것을 모두 꺼내되 그 이상의 색채도 그 이하의 색채도 가미하지 않으려는 그의 노력이 엿보였다. 생각해 보면 그는 이 스피커를 어쿠스틱 특성이 아주 뛰어난 곳에서 테스트만 했을 뿐 실제 재생음의 튜닝은 자신의
리스닝 룸 안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홀로그램을 연상시킬 만큼 이 뛰어난 레코드 재생에 악기들의 배열감은 충격 그 자체였다. 또한 압도적인 S/N비는 딥 블랙에 색을 올려놓은 것 같은 재생음의
명암을 만들어준다. 개인적인 의견으론 데이비드 윌슨은 이러한 재생음을 추구하는 듯 했다. 그렇기에 어떤 레코드를 들려주어도 깜짝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음악성을 유지한 채 오디오적 쾌감
역시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스피커 재생음을 완성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가 떠나고 남은 것은 WAMM MC 스피커이다. 하이엔드 오디오로 레코드 음악 재생이란 행위에 커다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WAMM MC를 구입할 수 있던 그렇지 않던 이 귀중한 유산에 커다란 의미를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던 것은 그가 생을 마감하기 전 디스트리뷰터와 그가 감사하게 생각했던 인물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때문이었다. 생을 마감하기 전 WAMM MC를
완성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부러울 것 없었던 삶을 살아온 그가 마지막까지
자신이 완성한 스피커에 커다란 애착을 보인 것이다. 그렇기에 WAMM
MC는 다른 얼티밋 스피커에서 살필 수 없는 혼이 불어넣어졌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수입원 – 샘오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