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하이엔드 오디오 열풍이 본격적으로 뜨거워진 시기는 1980년대부터였다고
생각한다. 이 흐름은 2,000년 초반까지 이어졌다. 당시만 하더라도 인터넷이 없었다가 인터넷 보급이 전화선이나 전화선을 이용한 ISDN,
그리고 막 aDSL이 도입된 시점이라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다.
더욱이 수 많은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 역시 웹사이트가 존재하지 않았다.
정보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1990년대 중반엔 PC
통신이라 불렸던 하이텔 정도에서 정보가 교류 되었지만 그 조차 제한적이었다.
해외 오프라인 매거진 수입도 아는 사람들만 알던 시대라 특정 제품의 해외 가격이 얼마인지 조차 쉽게 알
수 없던 때였다. 그 당시 시장 분위기를 종사자 분들에게 종종 전해 듣는데 오프라인 매장의 문을 열기
전부터 제품의 구입을 위해 기다리는 오디오파일들이 종종 있었을 정도라고 한다.
하긴 나도 2,000년 초반이나 중반에 온라인 사이트 중고 장터의
분위기를 기억하는데..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제품들이 없었고 인기 있는 제품들은 1분 이내에 예약이 완료되며 최소 5차 예약에서 그 이상의 예약 덧글을
본적도 있다.
새치기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는데 돈을 더 주겠다고 판매자에게 제안해 웃돈에 의해 순서가 무시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생각해 보면 무척 활발했던 시절이었고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뛴다. 무척 재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더 이상 오프라인 매거진에 의뢰하지 않아도 마음에 드는 스피커에 대한 리뷰를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하이엔드 오디오 제작사 중 웹사이트가 없는 제작사는 단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원한다면 스펙과 고퀄리티의 이미지, 심지어
구매자의 시스템 갤러리등도 살펴볼 수 있다.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 세상이지만 반대로 가짜 정보들도 넘쳐난다. 이것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하이엔드 오디오 역시 이러한 문제를 앓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구동 = 능률 이라는 이상한 공식이다.
스피커의 능률이 높으면 구동이 쉽고 스피커의 능률이 낮으면 구동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을 자동차에 대입해 보면 확실히 맞는 이야기다. 200마력짜리
엔진을 공차 중량 1,500kg짜리 자동차에 얹는 것 보다 2,000kg짜리
자동차에 얹으면 당연히 느리다.
하지만 스피커는 그렇지 않다. 이것은 경험의 차이를 이야기 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스피커의 능률은 능률 그 자체로 받아 들이는 것이 좋다. 1와트를
입력했을 때 스피커가 출력할 수 있는 음의 세기로 말이다. 스피커의 능률 차이가 가져다 주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노이즈 레벨이다.
파워 앰프를 통해 출력되는 노이즈의 레벨은 일정하다. 하지만
스피커의 능률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스피커에 따라 노이즈가 더 많이 들릴 수 있고 적게 들릴 수 있다.
근본적으로 저능률 스피커가 추구하는 재생음의 세계는 이러한 노이즈를 억제하고 보다 리즈너블한 주파수 특성을
맞추는데 있다. 스피커의 능률이 높다는 것은 크게 좋은 의미는 아니다.
그만큼 주파수 특성이 저능률 스피커 보다 좋지 않을 조건이 많다.
그렇다면 고능률 스피커는 왜 필요했을까? 파워 앰프 출력에서
100와트가 대출력으로 받아들여지던 시절이 있었다. 진공관
앰프가 시장에 크게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고 그들 앰프의 출력은 한 자리수에서 두 자릿수를 겨우 넘나들었다.
레코드 음악을 즐기기 위한 음압을 파워 앰프의 출력이 아닌 스피커에게 부담을 떠넘기던 시절에 존재하던 것이
고능률 스피커였다.
현재 스피커는 보통 86dB에서 90dB에 이르는 능률로 설계되는데 여기서 이 차이에 따른 전기적인 ‘힘’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신경 쓰지 말도록 하자. 왜냐면 이 정도의
차이는 우퍼의 구경, 그리고 저역의 스타일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실제 구동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스피커들이 보다 정교한 재생음을 제공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점에 대해선 추후 다시 정리하여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서론에 참 길었다. 이만큼 긴 서론이 필요했던 이유는 매지코의
S5 MK2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매지코는 전통적으로 밀폐형
디자인을 추구했다. 밀폐형 스피커가 구동이 어렵다고 이야기되는 첫 번째 이유가 능률이 낮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베이스 리플렉스를 위한 덕트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밀폐형 스피커가 통울림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건 잘못된 얘기다.
덕트형 스피커에 비해 캐비닛 자체에 쌓이는 에너지는 더욱 크다.
태생적으로 밀폐형 스피커는 까다롭다. 그래서 스피커 설계 및
제작에 더욱 많은 능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를테면 더욱 견고한 캐비닛을 요구하며 드라이버 콘이
움직이면서 받게 되는 압력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아주 견고한 콘을 필요로 한다.
그러니까 제대로 제작된 밀폐형 스피커의 품질은 근본적으로 저음 반사형 스피커를 능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물론 모든 밀폐형 스피커가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 하지만
매지코는 확실히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저음 반사형 스피커가 더 좋은 저음을 제공한다는 것도 잘못된 정보이다. 저음의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밀폐형 스피커를 압도하지만 잘못된 덕트 설계에 따라 재생음의 품질이 나빠지는 경우도
많으며 리스닝 룸에 불필요한 스탠딩 웨이브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그에 반해 매지코 S5 MK2와 같은 밀폐형 스피커는 캐비닛의
용적에 따른 저음의 공진치를 설계자가 의도한대로 설계할 수 있다. 그러니까 저음을 아주 정확하게 타이트하게
설계할 수도 아주 풍부하게 설계할 수도 있다.
그래서 리뷰를 작성하는 내가, 저음 반사형 스피커 디자인의 저음이
좋다가 아닌 효율이 좋다고 계속해서 설명하는 것이다.
파워 앰프 출력만 뒷받침 된다면 밀폐형 스피커에서도 얼마든지 풍부한 느낌의 저역을 얻을 수 있다. 실제 일반적인 스피커가 제공하는 저음의 공진치는 0.7에서 0.8 수준인데 1.0으로 설정한 밀폐형 스피커도 존재하며 저음의 양감이
엄청나다고 느껴진다.
나는 매지코의 S5 MK2 스피커를 주목해야 하고 추천하고 싶은
단 한 가지의 이유가 있는데 바로 캐비닛의 용적이다. 밀폐형 스피커에서 대구경 우퍼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용적을 필요로 하게 된다.
매지코 S3 MK2는 이전 시리즈에 비해 획기적인 업데이트를
이뤘지만 매지코 S5 MK2의 그늘에 가려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캐비닛의 용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설계 디자인을 바탕으로 S5 MK2는 매지코 스피커
중에서도 재생음의 밸런스가 무척 뛰어난 스피커로 받아들일 수 있다.
S5 MK2의 스피커 역시 매지코의 다른 최신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다이아몬드 파우더가 입혀진 1인치 베릴륨 트위터와 새로운 마그넷 시스템으로 무장해 압도적인 고역 재생
특성을 갖추고 있다. 여기서 하위 스피커와 같은 스펙을 가지고 있다하여 재생음까지 같을 것이라면 큰
오산이다.
<매지코에서 옵션으로 제공하는 M-Coat의 마감 수준은 정말 대단하다. 특히 S5 MK2의 M-Coat 화이트 마감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다>
스피커의 능률은 저음의 능률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드라이버
중에서 저음의 능률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 스피커로 올라갈수록 능률이 높아지는 것도 대구경
우퍼를 통한 고능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94dB에
이르는 대형 스피커를 보며 고능률이기 때문에 구동이 쉽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제 S5 MK2는 S3
MK2와 같이 88dB로 능률이 설계되어 있지만 저음의 여운에서부터 큰 차이를 가져다 준다. 이것이 1인치 다이아몬드 파우더가 입혀진 베릴륨 트위터의 재생 특성을
완전히 바꿔버리는데 보다 세밀하면서 여유로움이 깃든 고역을 만들어 준다.
이러한 특성은 분자 단위에 그래핀이 코팅된 6인치 카본 미드레인지에서
나타나는데 기존 S3 MK2에서도 중역의 입자감은 상당히 훌륭했지만 S5
MK2에서는 기술적으로 표현이 불가능한 인간의 감성영역까지 파고드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만들어 준다.
호흡마저 인위적인 느낌 없는 사실적인 느낌의 온화함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특성은 10인치 더블 우퍼와 맞물려 만들어진 재생음의
밸런스 중 하나이겠지만 밀폐형 디자인의 금속 캐비닛 스피커인 S5 MK2 내부에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를
위한 서브 인클로저 디자인의 변화에 따른 것도 크다.
그렇다면 S5 MK2는 이전 모델과 비교해 저역에서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을까? 사실 스피커 디자인에서 캐비닛이 필요하며 밀폐형 디자인과 저음 반사형 디자인을 구분
짓게 만드는 요소가 바로 저역 때문이다.
우리가 S5 MK2에 10인치
더블 우퍼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매지코 스피커의 라인업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지코 스피커는
현재 크게 S 시리즈와 M 시리즈로 나뉘는데 M 시리즈가 고성능 스피커이다. 물론 S 시리즈 역시 고성능을 지향한다.
S5와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한 체급의 스피커 모델은 M3가 아닌 M6이다. 물론
정확하겐 이 사이라고 설명해야 한다. 매지코의 입장에선 5,000만원대인
S5 MK2가 2억원대인 M6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인상조차 주기 싫었을 것이다.
세부적인 완성도에선 큰 차이가 있지만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는 가격만큼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S5 MK2를 주목해야 한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매지코는 이러한 부분을 의식해서 10인치 더블 우퍼의 진동판을 카본
드라이버가 아닌 초고강도 알루미늄 콘으로 바꿔 제작하였다.
하지만 S5 MK2가 이전 S5와
비교가 불가능한 완성도를 가지게 된 것은 새로운 모터 시스템(진동판을 움직이는 자기회로)에 의해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저역 재생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며 더스트 캡에 그래핀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전에 S5의 경우 Q5
스피커와 카니발리제이션을 우려해 소극적인 태도로 제작한 티가 여러 곳에서 났다. 그래서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S5 MK2에서는
다르다. 새로운 M 시리즈에서 기존 라인업의 규칙과도 같았던
5라는 숫자를 6으로 격상시키고 S5에서 봉인 되었던 성능을 S5 MK2로 업데이트하면서 완전히 풀어버린
듯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5 MK2는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5,000만원대의 가격이 매력적이라니.. 미친 소리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지만 매지코가 어떤 스피커 메이커인지 잘 아는 이들에겐 나의 이야기가 마냥 헛소리처럼 들리진 않을 것이다.
S5 MK2를 리뷰하는 내내 수 많은 레코드 음반을 재생하면서
느꼈던 것은 딱 하나이다. 매지코 스피커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자연스러움, 여기에 매지코가 내세우는 마치 분자 단위로 쪼개진듯한 세밀한 재생음의 입자감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S5 MK2는 매지코의 고성능 스피커에 대해 취향 차이로
고민하는 이들까지 흡수할 만큼 독자적인 재생음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특별히 레코드의
장르, 오케스트라의 악기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오리지널 모델에 열광할 때도 있지만 한 번의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S5 MK2는 당장 나의 리스닝 룸에 가져다 놓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사실 리뷰 중에도 롱텀 시청을 위해 판매점과 협의를 나눴고 왕복 비용을 전액 내가 부담하겠다고까지 했지만 국내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당장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만큼 매지코의 스피커 중에서도 S5 MK2는 매력적인 스피커라
생각한다.
수입원 – 사운드트레이드
AV프라자
에어로사운드
오디오스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