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자체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사실 야근과 회의의 연속인 상황이라
정식 사용기를 쓸 상황이 안되어 이렇게 간단히 글로 남겨봅니다.
사실 요즘 엄청난 야근에 시달려 글이 두서가 없어 보여도 그냥 이런 제품이구나 편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처음에 이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해외포럼에서 작년 가을쯤
에어의 소스기기가 메이저 체인지 된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사실 작년에 좋은 소스기기가 많이 나오던 터라 이래저래 고민을 하다가 결국
주문을 했는데 타국가 주문량에 밀려서인지 세월아 내월아 하던통에 받은것이 저번달이군요.
항상 오디오를 하다보면 스쳐지나가는 소리에
기억에 남는 제품들이 있기 마련인데 저에게는 Ayre DX-5가 그런 제품이었습니다.
DSD가 지원되는 dac가 나오기도 전인 2011년에 우연히 지인댁에서 Ayre DX-5로 듣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여러가지 소스기기들을 접하면서도 DX-5는 기억속 한켠에 자리잡은 제품이 되었네요.
QB-9출시 당시에는 사실 입력단 부족 등을 이유로 구매를 하지 않고 건너뛰었습니다만
결국 그 메이저 업데이트 제품을 듣게 되었네요.
어쨌든 이 제품은 스펙으로 뭔가 대단한 수치를 자랑하는 제품도 아니고 통절삭 샤시에
엄청난 전원부를 탑재한 제품도 아닙니다. 구매동기도 사실 간편하고 작아서 부담없고
하는 부분이 컸습니다^^
이 제품은 Ayre사에서는 QB-9에 DSD라는 이름을 붙인 형태로 출시하였지만 기본적으로는 껍데기를 제외하고
전부 다른 제품이라고 봐야 할 정도로 모든 것을 뒤엎었습니다.
기본적인 전원부 및 클럭 그리고 아날로그 파트 전체적인 부분을 새로 설계하였고 실제로 해외에서는
업그레이드 받은 한 유저가 말하길 내부를 봤더니 완전히 다른제품이라고 봐야 하는데 왜 같은
명칭을 붙였는지 모르겠다고도 하더군요.
하지만 역시 다른 제조사들도 훌륭한 후속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메이저 업데이트가 당연하다는 반응도 보입니다.
일단 처음 받고서 며칠간은 역시나 여느 제품처럼 소리가 좀 막혀있는 느낌이 들어서 여러가지
곡들을 들으며 번인을 시켜봤습니다. 현재 100여시간 정도 들어본 상태에서 오는 느낌은
이런 유연함과 해상력을 겸비하려면 뭔가 거대한 제품을 들어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 작은 체구에서
진짜 이런 소리가 술술 잘도 나오는구나 이런 느낌입니다.
사실 까놓고 보면 엄청 호방한쪽도 엄청 포근한 음도 아닌데 정말 오랜시간 들을수록 매력이 있습니다.
1. The Chopin Ballades & Scherzos – Artur Rubinstein [Blu-Spec CD II][16/44]
1번 트랙 Ballade No. 1 in G Minor, Op. 23 을 좋아해서 자주 듣는 음반입니다,
라이브 녹음이지만 음질도 상당히 좋고 루빈스타인 특유의 온건함과 강건함이 공존하는 트랙입니다.
사실 녹음현장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려면 높은 해상력과 밸런스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트랙이지만
건반의 터치와 속도감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9분짜리인 이곡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재생합니다.
파인튠이라는 것은 이런것을 두고 하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2. Nobuo Uematsu – Distant Worlds II [24/88]
3번 Ronfaure는 정통 클래식은 아니지만 편성을 테스트해보기 좋은 트랙입니다.
목관악기와 현악, 금관악기들이 질서 정연하게 메인 멜로디를 연주하는데 서정적으로 연주하다가
파도처럼 밀려오듯이 총주를 하는 부분이 맘에 들어 듣습니다. 일단 확실히 흐트러지는 모양새가 없고
섬세하게 나가다가 확실하게 밀어주는 능력이 있습니다. dac에서 밀어주는 능력이 좋다고 하면 이상한 오해를
살 수도 있는데 쉽게 말해 해상력이 높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3. Cantabile – Sol Gabetta [16/44]
1번 Roméo et Juliette, opera; Ah! Je Veux Vivre는 경쾌한 리듬감과 흥겨운 연주음이 수놓는 트랙입니다.
이 이쁘장한 여성 연주자는 남성적인 역동성과 여성의 섬세함을 연주에 잘 조화시킵니다.
이 연주에서도 어설프게 흘려보내는 구간이 없습니다. 초반의 흥겨움과 후반의 명확함이 정말 좋습니다.
첼로의 목질감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표현하는듯 싶네요.
DSD음원은 이 글에 제기할 정도로 많이 듣지는 못했습니다만 QB-9 DSD의 DSD재생시 장점은
PCM재생과의 위화감이 별로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높은 정보량과 여타 dac에서 보여주는
DSD만의 재생특성은 이 제품도 역시나 동일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Wavelength 비동기 USB입력단을 기본으로 하다보니 사운드의 타이밍이나 스피드가
좋은 느낌이 듭니다. 다만 보컬같은 경우는 좀 더 컬러가 분명한 그런쪽으로 만들었어도 좋지 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사실 Ayre를 음악성이라는 한 단어로 일관시키는 분들도 있는데 이 제품을 들어보면 사실 그말 자체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에는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소리를 음악성이 좋다라고도 했고 더 이전에는
중역에 확실한 강점이 있으면 음악성이 좋다라는 말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이 제품에 대해서 가지는 이미지는 그런 부분과 상통하는 면은 없습니다.
유일하게 이제품에 대해서 강한 인상을 주는 부분은 재생시 보여지는 다른제품에서 보기 힘든 유연함정도입니다.
질서정연함과 스트레스 없는 사운드에 대한 철학으로 빚어낸 제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속도와 리듬감이 좋고 쉽게 소리를 풀어낼 줄 압니다.
이전작에 비해서는 저역도 상당히 신장되었습니다.
단순히 스펙상의 무언가 한가지로만 달성가능한 영역은 아닌듯 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제품에 붙어있는 9라는 숫자는 좀 올려줘도 된다고 생각이 듭니다.
5는 무리라도 7 정도는 붙여도 손색이 없는 제품이라고 보여지는데 어떻게 보면 7이 안붙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 이유는 다들 아시리라 믿습니다 ㅎㅎ
다만 입력단이 USB로 한정된다는 것과 동 가격대에 좀더 멋진 외관을 가진 제품들을 생각하면
아쉬운 점도 분명이 있고, 좀더 호방하고 다이나믹함 사운드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다른 선택이
차라리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같이 긴 호흡으로 음악을 듣는 부류에게는 좋은 제품이라고 할수 있겠네요.
3 comments
요즘같이 음악도 모르고 소리도 모른채 오로지 알량한 지식으로 마치 전문가인양 의미없는 스펙만 들먹이며 하이파이 동호인의 주머니를 노리는 지금 에어사의 QB-9 DSD처럼 개념있는 제품의 등장은 정말 희소식입니다.
저는 현재 KX-R twenty를 통해 정말 소리를 감성이 실린 음악으로 표현하는 에어사의 철학을 느끼며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ㅎㅎ
리뷰를 읽어보니 아마 새로운 에어사의 신형 컴포넌트들이 같은 지향점을 추구하는것 같은데 QB-9 DSD 오랫동안 곁에 두기에 좋을 제품인것 같습니다. 외관은 제 주관적인 면에서는 마감도 좋고 크기도 사이즈만 키운 텅빈 깡통샤시보단 훨 좋은것 같고… 괜츈한데요? ㅎㅎ
그리고 신형으로 오면서 KX-R의 경우는 좀 더 스케일도 커지고 다이나믹도 상당히 좋아졌던데 물론 절제되어 있긴 하지만요… 권장 에이징 타임이 지나면 조금 다이내믹해질것 같은데요? ^^
리뷰 잘봤습니다. 추천 한방 날립니다.
멋진 제품을 들이셨군요. 저도 에이징 이후에 좀더 저를 즐겁게 해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
저도 상당히 관심이 많습니다. 크기도 작고, 가격도 리테일가가 3225달러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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