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를 이야기 할 때 하이엔드라는 정의는 무엇일까? 하이파이는
하이 피델리티의 준말이다. 하이파이의 정확한 의미를 찾자면 고충실 재생이라는 의미로도 쓰이는데 오디오파일들이나
홈 오디오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품질 재현을 일컫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하이파이와 하이엔드 오디오를 혼용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나는 컨슘머 제품 보다 높은 등급의 제품을 하이파이로 그리고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제품은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로 수억원대의 제품을 얼티밋 제품으로 구분지어 부르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명확한 기준에 의한
것은 아니다.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의 정의는 무엇일까? 가격으로도 나눌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성능으로 구분 지어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과거 한국 시장은 질보다는 양을 우선으로 하는 문화가 있었다. 자동차도
성능 보다는 크기로 분류하여 등급으로 매겼는데 무조건 큰 차가 좋다는 인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었다.
독일 자동차 3사로 불리는 BMW와
벤츠, 아우디는 컴팩트 세단으로 불리지만 잘 달리고 잘 서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고성능 럭셔리 세단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자동차가 국내에 수입되면서도 처음엔 크게 외면 받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길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3 시리즈나 C 클래스, 아우디 A4를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네시스 G70 역시 이 대열에
합류해 특정 그룹에서 대형 럭셔리 세단이 외면 받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하이엔드 오디오도 마찬가지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컴팩트한
크기이지만 재생음의 품질을 크게 개선한 제품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처음 2천만원대에 이르는 고성능 북쉘프가 출시 되었을 땐 철저하게 외면 받았지만 누군가 호기심에 스피커를 구입해 그
스피커에 대한 많은 오디오파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판매량이 크진 않았지만 이것이 밑거름이 되어 다음 모델이 출시 되었고 3천만원대에 이르는 북쉘프 스피커가 탄생하게 되었다.
현재 전 세계에 최고가 북쉘프 스피커는 1억원 정도를 호가하는
소너스 파베르의 30주년 기념작 exma3이다. 한정판으로 제작 되었지만 풀 리얼 카본 모노코크 바디로 제작된 아주 상징적인 스피커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은 자연스럽게 고성능 컴팩트 스피커 시장이 커지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리스닝 룸 환경에선 대형 스피커 또는 컴팩트한 스피커가 어울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장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메이커가 있다. 바로 스웨덴의
마르텐이다. 마르텐은 우리에게 얼티밋 스피커 제작사로 알려진 스피커 메이커이다. 그들의 플래그쉽 라인업의 콜트레인 시리즈가 그렇다. 최상위 콜트레인
슈프림2 모델의 경우 카본/케블라 샌드위치 캐비닛에 틸&파트너의 셀 드라이버와 51mm 셀 어퍼 다이아몬드 미드레인지를
채용한 유일한 솔루션을 갖춘 얼티밋 스피커이기도 하다.
스웨덴하면 떠오르는 것이 코닉세그와 볼보 그리고 이케아 정도가 있을 것인데 갓 1,000만명이 넘는 인구를 생각하면 대단한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실내 디자인이라고 하면 북유럽 스타일을 많이 이야기 하는데 그 본고장이 바로 스웨덴이다.
자연스럽게 고성능과 디자인이 결합되는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데 마르텐도 그러하다.
개인적으로 마르텐 스피커 중 최고의 디자인을 갖춘 모델로 밍거스 트웬티와 밍거스 오케스트라를 꼽는다. 그 어떤 스피커에서도 본적 없는 아이덴티티에 마음을 사로잡혔다고 할까? 밍거스
트웬티의 재생음은 컴팩트한 크기에 3웨이 디자인이지만 정말 엄청나다.
고역에서부터 저역의 양감까지 단점을 꼽기가 힘들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작된 스피커가 바로 오스카 시리즈이다. 오스카는
마르텐의 하이엔드 스피커 라인업 중 바로 아래에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오스카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면
곤란하다.
마르텐은 이제는 헤리티지가 되어버린 버드나 마일즈를 파커 시리즈로 대체하면서 묘한 규칙을 선사했다. 파커 시리즈엔 북쉘프 모델인 듀오와 2.5웨이 모델인 트리오와 퀸텟을
완성시켰는데 오스카 시리즈를 사실상 파커 시리즈와 하위 연장성에 두었다.
즉, 라인업은 오스카 시리즈로 명명했지만 오스카 듀오와 트리오는
파커 시리즈에 굉장히 많은 기술과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단지 조금 더 컴팩트한 캐비닛과 드라이버
사용 범위를 축소한 것이다.
이를 미드/우퍼 드라이버를 공통된 특징을 갖되 캐비닛을 조금
축소하고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삭제한 정도의 스펙을 오스카 시리즈에 적용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마르텐의 선택은 정말 옳다고 칭찬하고 싶다. 하이엔드
오디오는 자동차 산업과 달리 차체 크기에 따라 체감적인 성능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나진 않는다. 하이엔드
오디오에서는 상위 모델과의 카니발리제이션을 피하기 위해 재생음의 품질에 일부러 제약을 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자칫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가하는 일이 야기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마르텐은 장고 시리즈에서 이런 문제를 학습하여 두 번 실수하지 않는다. 그렇게 탄생한 오스카 시리즈는 마르텐이 가지고 있는 정통의 고품질 재생음을 확연하게 보여준다고 확실히 이야기
할 수 있다.
마감에서도 오스카와 파커 시리즈의 차이는 공통적인 월넛 마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쪽은 오스카에선 매트한
느낌을 파커 시리즈에선 글로시한 느낌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오스카 시리즈의 매트한 월넛 마감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이번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오스카 트리오는 국내에서 커다란 이슈를 일으킬 것이라 생각한다. 첫 번째 이유가 Designed by Marten이고 두 번째가
합리적인 가격에 진정한 하이엔드 재생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카 트리오의 재생음은 27Hz에서부터 20kHz에 이르는 특성을 갖추고 있다. 캐비닛의 두께는 25mm의 파이버 라미네이트 매트 월넛으로 마감 되었다. 마르텐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마르텐의 퍽과 콘을 설치하기 위한 두 개의 프레임이 스피커를 견고하게 지지하고 있다.
오스카 트리오는 총 3개의 드라이버로 구성되어 트리오라는 별칭이
붙게 되었는데 7인치 세라믹 드라이버 2개와 더불어 1인치 세라믹 트위터가 채용되어 있다. 스피커 리뷰를 진행할 때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트위터의 진동판과 미드/우퍼의 진동판 소재는 통일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마르텐은 여기에 대한 이해력이 그 어떤 메이커 보다 높다.
바로 위상 특성을 일치시키기 위한 것이다. 마르텐의 최상위 모델인
콜트레인 슈프림2 역시 위상 특성을 최대한 일치시키기 위해 틸&파트너의
셀 드라이버를 공통적으로 사용했다. 이런 아이덴티티는 오스카 트리오도 마찬가지다.
위상 특성이 중요한 것은 각 드라이버의 소재가 달라질 경우 위상 특성이 불일치하게 되며 필연적으로 각기
다른 드라이버가 재생하는 주파수 대역이 하나로 연결되지 못하고 함몰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위상의 오차가 10% 이내이면 아주 훌륭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하지만 오스카 트리오는 이런 문제를 말끔히 해결하기 위해 완전히 동일한 세라믹 소재를 트위터와 미드/우퍼
드라이버에 통일시켰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스카 트리오는 플로어 스탠드형 디자인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2웨이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또 한번 강조하는 바이지만 2웨이
스피커는 3웨이 스피커가 갖지 못하는 장점을 하나 갖추고 있다. 바로
크로스오버 디자인의 간소화를 통해 위상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 하나를 줄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쉘프 스피커에선 이것이 장점으로만 작용되진 않는다. 저역을
하나의 미드/우퍼로 커버하기가 물리적으로 버겁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르텐의 오스카 트리오는 2웨이 디자인이지만 2개의 미드/우퍼를 채용해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고 있다. 또한 똑 같은 드라이버를 사용하기 때문에 재생음의 지향 범위에 손상 없이 더욱 넓은 지향성을 갖게 되었다. 물론 저음의 증가된 효율을 통해 더욱 깊고 양감있는 저음 재생 역시 기본으로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마르텐은 요르마 케이블의 새로운 오너가 되었는데 몇 해전 요르마 케이블의 창업자 요르마씨가 고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연스레 요르마 케이블을 마르텐이 인수하게 되었는데 인수의 배경에는 단순히 친분 때문만이 아닌 요르마 케이블 개발을 요르마씨와
마르텐의 창업자 레이프씨가 함께 완성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마르텐은 오래 전부터 스피커 내부 선재로 요르마의 케이블을 사용해왔다. 물론 요르마의 모든 케이블 역시 오래전부터 마르텐 스피커를 중심으로 개발되어 왔다.
오스카 트리오의 최강점으로 일반적인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메이커가 엄두도 못내는 요르마의 상급 스피커
케이블 선재가 내부 배선재로 사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3개의
세라믹 드라이버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성능을 뽐낼 수 있다는 것이고 비슷한 스펙의 그 어떤 스피커와 비교해도 재생음의 우위를 나타낸다.
무엇보다 오스카 트리오에 채용된 세라믹 드라이버 진동판의 특징은 자체적인 댐핑 특성이 아주 높다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를 물리적으로 아주 적은 디스토션 특성을 가져다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재 자체의 레조넌스 주파수가 무척 높은 지점에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중역과 저음 재생에 아주 이상적인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가져주는 유일한 소재이다.
그런데 내부에 적용된 요르마의 고급 배선재를 통해 델리케이트한 떨림까지 여과 없이 진동판을 통해 재생되기
때문에 세라믹 드라이버에 굉장한 시너지를 선사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세라믹 트위터라고 하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이
고역에서와 피크와 딥이다. 실제 세라믹 진동판은 무척 가벼운 무게 때문에 트위터 진동판으로 각광받아왔다. 하지만 이 가벼운 무게와 고역에 쏠린 레조넌스 특성 때문에 고역의 울림 역시 이상적이었지만 앞서 언급한 피크와
딥이 음악의 몰입에 방해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르텐은 콜트레인 시리즈에서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년
가까이 노력해왔고 그 해결 방안을 완성한 유일한 스피커 메이커이기도 하다. 오스카 트리오는 2차 크로스오버 필터링을 설계를 통해 보다 자연스러운 주파수의 연결과 이를 실버/골드 캐패시터와 슈프림 저항을 통해 고역에 가장 이상적인 주파수 특성과 청감적 특성을 완성시켰다.
실제 청음에서도 고역의 이질감은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콜트레인 시리즈 개발에서 얻은 이상적인 크로스오버 설계 방식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2차 필터링의 크로스오버 설계이지만 크로스오버 회로의 설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 두 개의 컴포넌트를
통해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둔다.
실제 콜트레인 슈프림 2는 1차
필터링을 고수하고 있지만 크로스오버 회로에 사용된 부품의 수는 수십개에 달하고 부품 무게만 30kg이
넘는 고차원의 설계이다.
오스카 트리오의 리뷰를 위해 맨리의 진공관 앰프 시스템과 볼더의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 더불어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 내장된 네트워크 DAC를
통해 음악 감상을 시도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놀라웠다.
세라믹 드라이버를 채용한 스피커로써 이보다 모니터링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변하지 않은 것은 재생음의 순도와 무대를 그려내는 능력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파워 앰프의 드라이빙 능력이 오스카 트리오가 가진 체급을 자연스레 넘나드는 것이었다.
저역의 깊이감이나 양감은 어쩌면 쉽게 믿기 힘든 저역 한계 재생 범위 27Hz라는
것이 절대 과장됨이 아님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순간 오스카 트리오 역시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있나? 본능적으로 살피게 될 정도로 파워풀하며 음계 구분이 명확한 저역의 품질이었다.
현악 에너지의 리니어리티 역시 일반적인 세라믹 드라이버를 채용한 스피커에 비해 선예도가 높고 부드럽다는
것은 오스카 트리오의 최대 장점이다. 그리고 세라믹 드라이버를 채용한 스피커인만큼 피아노 연주에 하모닉스는
일품이자 기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세라믹 스피커에서 보컬의 호소력은 좋으나 온기감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가진 오디오파일들에게 오스카
트리오의 청음을 반드시 권하고 싶다. 마르텐의 마법에 의한 크로스오버가 세라믹 드라이버에 어떤 온기감을
선사하는지 꼭 일깨워주고 싶어서이다.
수입원 – 코너스톤 오디오
판매원 – 에디토리 성수
02-548-7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