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앰프의 세계는 무척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프리 앰프만큼
기술적인 진화가 늦은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도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하이엔드 오디오에선 전원부
분리형 프리 앰프까지 나와 있지만 이것을 직접화 하는 것은 현대 기술로써는 무척 쉬운 일입니다.
기능성만 고려한다면 IC 회로에 일부분만 차지하면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이엔드 오디오에 이를 적용하면 재생음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그냥 볼륨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고음질을 표방하지만
이런 원시적인 기술은 해를 갈수록 사라질 것 같습니다.
참고로 요즘 세대의 아이들을 Z 세대라고 부릅니다. 이들 세대의 특징은 바로 아날로그가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기술만 존재하는 세상에서 태어난 세대라는 겁니다. 저는 X세대라 LP나
카세트 테잎은 물론이고 곤로도 경험해 보았습니다. 축복이라면 절정에 이른 아날로그 기술과 디지털을 동시에
경험해본 세대의 사람이란 거죠.
각설하고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프리 앰프가 하는 기능성은 단 두 가지입니다.
볼륨과 셀렉터 기능. 하지만 프리 앰프는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 구성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리 앰프에 볼륨 장치가 필요한 이유는 소스 기기에서 출력되는 음악 신호를 곧장 입력해 주면 파워 앰프가
타버리고 스피커가 터지는 불상사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프리 앰프의 볼륨 회로는 소스 기기에서
출력되는 음악 신호를 감압하는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감압 방식에 있어서 참으로 많은 회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선별된 저항을 좌르르르 박고 릴레이를 통해 조합해 특정 저항 값을 만드는 방식도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건
내부 저항이 적고 스피드가 빨라야 한다는 겁니다.
패스 랩스의 XP-12와 XP-22
그리고 XP 시리즈의 플래그쉽 모델인 XP-32는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직접화를 이룬 볼륨 모듈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노럴 디자인으로 말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노럴 디자인입니다.
왜냐면 패스 랩스의 XP 시리즈의 플래그쉽 제품인 XP-32는 물리적으로 분리된 섀시 디자인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패스 랩스 XP-32의 후면 입니다. 총 6개의 입력과 더불어 4개의 출력 단자를 갖추고 있습니다. 가장 상단에 위치한 섀시가 전원부로 좌측과 우측 동일한 2차 전원을 출력해주며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모노 블럭 증폭이 이뤄집니다>
현재 규모가 가장 거대한 프리 앰프는 모노럴 디자인에 전원부까지 독자적으로 갖춘 제품입니다. 문제는 이런 구성일 경우 가뿐히 억이 넘어간다는데 있습니다. 현실적이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물론 효과도 가격을 생각하면 그리 파격적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그런데 패스 랩스는 정말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 앰프 기술로써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의미에서 발매한 것이
바로 XP-32 프리 앰프입니다. 프리 앰프에서 굳이 세
덩어리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그건 바로 스테레오 채널의 분해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파워 앰프와는 출발점이 조금 다릅니다. 파워 앰프의 모노
블럭화는 보다 파워풀한 대출력 회로에 필요한 스페이스가 필요한 부분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
프리 앰프는 보통 한 덩어리로 구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프리 앰프의 회로는 막강한 전원부나 아주
복잡한 회로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 앰프의 모노 블록화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게 2,00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면 정말 크게 환영해야 할 일입니다.
XP-32는 대용량 전원부와 좌측 채널과 우측 채널로 분리된
세 덩어리의 구성입니다. 그러니까 좌측 채널과 우측 채널의 회로와 섀시는 완전히 동일합니다. 독립된 볼륨 감압 회로와 증폭 회로를 모노 블록으로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이 회로는 XP-22과 유사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볼륨 회로와
증폭 회로를 구동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전원부 회로를 탑재하고 있다는 겁니다. 엥(?) 전원부 회로는 독립인 한 덩어리로 구성돼 있다고 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 텐데 이것은 2차 전압을 출력시켜주는 1차적인
전원부일 뿐입니다.
실제 우리가 접하는 다양한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 메인 회로에는 아주 작지만 드라이브 능력이 뛰어난 저전압에
높은 전류를 실어주는 전원부 회로가 곳곳에 있습니다.
이것이 같은 볼륨 회로와 증폭부 모듈 XP-22과 XP-32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XP-32에 탑재된 전원부는 XP-22에 탑재된 전원부에 비해 출력 용량이 압도적으로 늘어있습니다. 총
3개의 대용량 트랜스포머가 탑재되어 있으며 노이즈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디지털 서킷 회로도 전원부에
탑재돼 있습니다.
그래서 XP-22의 전원부와 XP-32의
전원부를 들어보면 상당한 무게 차이를 실감할 수 있죠.
그래서 같은 조건에서 XP-32는 XP-22에 비해 더욱 낮은 노이즈 레벨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좌/우 채널이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XP-22에 비해 압도적인
채널 분리도와 이를 통한 스테레오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제가 두 달 전쯤 XP-32를 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XP-32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리뷰를 포스팅 할 예정인데 그 전에 XP-32 언박싱을
포스팅 하려고 합니다.
왜냐면 현실적인 가격에 이 거대한 프리 앰프의 패키징에 놀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몇 장의 사진을 통해 XP-32의 위대함을 볼까요?
일단 박스 크기에 압도 당합니다. 일반적인 프리 앰프가 패키징 된 프리 앰프와 폭, 깊이는 같지만 높이가 어마어마합니다. 그 이유는 당연히 세 덩어리의 섀시가 모두 개별적으로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으로 실제 크기를 표현하는 것이 정말 어렵네요.
조심스럽게 칼로 박스에 테이프를 제거합니다. 사진은 외부 박스로 이중 박스 처리 되어 있습니다. 패스는 전 세계의 앰프 메이커 중 Top 3에 들만큼 많은 물량을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한 배송을 위해 상당히 노력하는 메이커입니다.
겉 박스를 벗기고나니 하얀 속살을 가진 박스 세개가 나옵니다. 와~~~ 언뜻 보면 분리형 얼티밋 DAC을 하나의 박스에 포장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러한 구성을 가진 제품들의 가격이 최소 억에 가깝다는 것을 고려하면 패스 랩스의 XP-32는 아주 정직한 가격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가격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인 절대적은 성능이 아주 뛰어나다는 겁니다. 더 이상에 욕심을 불러 일으키지 않는 성능 말입니다.
박스 하나를 열어보았습니다. 이것은 전원부 섀시입니다. 패스 랩스는 정말 꼼꼼합니다. 실제 가장 타이트한 번-인 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을 모두 리포트 형식으로 출력해 제품에 동봉합니다. 마치 핸드 크래프트로 한땀 한땀 흘려 만들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클라이언트의 입장으론 무척 신뢰가 쌓일 수 밖에 없는 정책입니다.
나머지 박스도 칼로 조심스럽게 테이프를 제거해 봅니다. 이제 남은 것은 모노 블럭으로 구성 된 증폭 섀시부입니다. 프리 앰프가 이렇게 거대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니 보고 있어도 믿기 힘듭니다. 다른 메이커였다면 최소 3배의 비용을 청구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독립된 증폭 회로 섀시는 이렇게 포장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로 수출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비교적 넉넉한 박스에 충격을 방지하기 위핸 스폰지가 제품 모서리마다 설치되어 있습니다.
제품을 꺼내기 전에 이렇게 나열해 사진을 담아 보았습니다. 사진 속에 박스 모두가 하나의 프리 앰프를 구성하기 위한 회로들입니다. 놀랍지 않나요? 언박싱을 수도 없이 해봤지만 이번엔 상당히 이색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제품을 설치하는데에도 색다른 느낌이었고요. 참고로 XP-32는 이전에 XP-30과 같은 섀시 구성이지만 내용물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에 따른 음질 차이는 감히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설명 드리며 다음편에 XP-32 리뷰를 통해 XP-32가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 구성에 또 재생음의 품질에 얼마나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지 자세하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입원 – (주)사운드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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