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오디오에서 전원 장치는 생명과도 같다. 실질적으로 입력
받게 되는 전원의 질이 최종적으로 스피커를 구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재미난 것은 AC를 흔히 사인웨이브 전원이라고 불리는데 최종적으로 스피커를 구동하는 것도 사인웨이브 방식이다. 그래서 스피커의 콘이 앞으로 또 뒤로 움직이게 된다.
물론 DAC부터 프리 앰프, 파워
앰프에 이르기까지 AC 전원은 DC 전원으로 바뀌어 신호를
증폭하기도 하고 감압하기도 한다.
재미난 사실을 하나 이야기 하자면 하이엔드 오디오 전원 장치는 무척 예민하며 기기도 예민하다.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는 무척 예민한 구석들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거대한 토로이달 트랜스포머가 바로 주인공이다.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 전원부의 트랜스포머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은 이보다 나은 품질에 R코어 트랜스포머나 EI트랜스포머도 존재한다.
하지만 종합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토로이달 트랜스포머가 가장 뛰어나다.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로는 스피드가 빠르다는데 있다. 그래서 파워 앰프에서 그것도 메머드급에 초대형 파워
앰프에 엄청난 크기에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탑재하는 경우가 여기에 있다.
R코어 트랜스포머는 상대적으로 아주 뛰어난 품질에 전원 출력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고 스피드가 떨어진다. 이론적으로 순A급
파워 앰프와 매칭하면 좋을 것 같지만 출력 용량에 따른 대형화도 쉽지 않다. 그래서 최근에는 디지털
소스기기에 종종 쓰이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하이엔드 오디오에 전원 장치는 필수일까?
사실 모든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엔 근본적으로 전원 장치가 탑재돼 있다.
이것은 순수 전원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임은 동일하다. 하지만 최종적인 목표는 감압을
위한 것이다. 117볼트나 220볼트나 모두 가정용 전자기기를
위해 고안한 전압은 아니다. 산업을 위해 고안된 것이다.
실제 DAC와 같은 장치를 동작시키는 소자들의 동작 전압은 몇
볼트대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220볼트를 입력 받게 되면 트랜스포머를 통해 1차적인 감압을 이뤄낸 이후 레귤레이터 회로를 통과시켜 아주 낮은 전압을 얻어낸다. 여기서 엄청난 손실이 일어나는데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리니어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감압에 의한 손실을 모두 열로 처리해 버린다.
하지만 최근에 다른 장치들은 이와 같은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는다.
SMPS에 의한 전원부로 스위칭 효율을 극대화시켜 원하는 출력 전압을 얻어내면서도 효율은 90%에
가깝거나 그 이상의 효율을 달성한다.
이 같은 시도가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굉장히 보수적인 오디오파일들은 음질을 이유로 SMPS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고 결국 SMPS 전원부를 탑재한 제품들은 하나 둘씩 시장에서 이별을 고하게 되었다.
물론 SMPS 전원부를 무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시장에서
선전하는 메이커들도 존재한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소형화가 가능한 SMPS
전원부를 통한 출력 전압을 세분화해 음질 향상을 꾀하기도 한다.
자, 그러면 정답은 나왔다. 이러한
전원부가 이미 전원 장치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오늘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PLiXiR의 전원 장치는 400와트부터 3,000와트까지 출력이 가능한 밸런스드 파워 전원 장치를
생산하는 곳이다. 이 전원 장치는 아이솔레이티드 트랜스포머 방식에 의한 것으로 국내에서 통용되는 의미로는
차폐 트랜스 전원 장치를 생산하는 곳이다.
전원 장치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전원 장치 메이커가 선택하는 회로 방식은 AC 컨디셔너
방식이다. 일종에 필터류라고 볼 수 있지만 제조사마다 회로의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작은 크기에 15암페어에 이르는 전류를 공급할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파워 앰프까지 손쉽게 커버할 수 있다. 하지만 일종에 필터류라고 해서 거부감도 적지 않으며
완전한 필터링을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두 번째가 AC 리제네레이티드 방식이다.
이론적으로 가정에 입력되는 사인웨이브의 형태를 보면 다소 찌그러져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을 완벽한 사인파 형태로 다시 만들어주는 전원 장치가 AC 리제네레이티드
장치이다. 상대적으로 고가이며 대출력에서 제한이 따른다는 문제점이 있다. 최근 보면 입력 전압과 큰 상관 없이 THD를 0.1%까지 낮춰주는 전원 장치가 등장했지만 이것은 사인웨이브를 이상적으로 만들어 줄 뿐 알 수 없는 노이즈 성분까지
100%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PLiXiR가 선택하고 있는 차폐 트랜스 방식이다.
차폐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노이즈 성분을 99.9% 차단할
수 있다. 이것은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에 의한 것으로 토로이달 트랜스포머가 갖추고 있는 근본적인 유도
전류 방식에 의해서 이뤄낸 것이다.
하이엔드 컴포넌트 오디오에 탑재되는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1차측 코일과 2차측 코일 설계가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는 감압을
위해 설계된 것이며 PLiXiR에 전원부에 탑재된 트랜스포머는 입력과 출력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1차 코일과 2차 코일의 유도 전류 방식에 의해 노이즈는 99.9% 차단이 된다. 안타깝게도 사인웨이브를 99.9% 복원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지만
노이즈에 대한 완벽한 차폐가 가능해 지면서 이상적인 클린 전원에 다가 설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절대적으로 엄격해야 하는 것은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의 품질이다.
무조건 절대적이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차폐 트랜스 전원 장치에 사용되는 것은 트랜스포머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트랜스포머는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에서 경험했듯이 험이나 급격한 부하에 대해 이상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재미난 사실은 대용량 토로이달 트랜스포머가 쓰이는 곳으론 하이엔드 오디오와 더불어 소수의 산업 분야라는
것이다. 여기엔 MRI 같이 아주 정밀한 의료 기기도 포함된다. 그리고 아주 정밀한 의료 기기에도 차폐 트랜스 전원부가 쓰이는데 아주 작은 노이즈에도 오동작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극성이 올바르지 않을 경우 오동작을 일으키는 분야가 바로 정밀 의료기기 분야이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메인 전원부는 어떻게 되었던 외부에서 유입되는 전원쪽엔 차폐 트랜스 전원 방식이
쓰인다.
PLiXiR에서 개발한 엘리트 BAC 시리즈는 자신들이 설계한 트랜스포머를 노라텔에 의뢰하여 트랜스포머를 생산한다. 여기서 PLiXiR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단순히 전류 공급
능력 외에도 스피드를 무척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리뷰 제품인 엘리트 BAC 400도 마찬가지다.
전자의 이동 속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전자의 이동 속도는
빛에 맞먹을 만큼 빠르다. 순간적으로 부하가 걸릴 때 얼마나 많은 전류를 밀어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엘리트 BAC 400은 상대적으로 적은 용량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차폐 트랜스 전원 장치를 선택할 땐 반드시 용량을 따져야 한다. 트랜스포머가
공급할 수 있는 전류 범위를 벗어나면 트랜스포머에 진동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PLiXiR는 왜 엘리트 BAC 400을 제작했을까?
차폐 트랜스 전원 장치는 PLiXiR만 제작하지 않는다. 소수의 메이커가 이와 같은 방식의 전원 장치를 개발하여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대용량 트랜스포머만을 탑재한 모델을 아주 고가에 판매하고 있는데 여기서 작지 않은 실수가 생긴다.
제 아무리 트랜스포머에 와인딩 품질을 높여도 대형 트랜스포머는 미세한 진동을 동반한다. 이것이 외부 변수가 생기면 정작 트랜스포머 본인이 진동을 일으킬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전히 99.9% 노이즈 차폐가 가능하다는 것이지만 이 진동이 회로로 유입되어 2차 출력 전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여기에 PLiXiR가 고안한 것은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용량에
맞춰 전원 장치를 설계한 것이다. 엘리트 BAC 400은
최대 출력 가능한 와테이지가 400와트에 이른다. 어떻게
보면 소형 시스템에 최적화 된 전원부 같을 수 있지만 프리 앰프나 DAC를 분리하여 사용할 수 있는
전원부에 해당될 수도 있다.
리뷰를 위해 노이즈에 아주 엄격한 리니어 전원 장치들을 묶어 연결하거나 비발디 시스템만 별도로 묶어 연결하여
테스트했을 때 얻을 수 있던 재생음의 품질은 기대 이상이었다. 무엇보다 차폐 트랜스 전원 장치에 굉장히
부정적 견해를 가졌던 내 입장에서 새로운 차원에 차폐 트랜스의 등장은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엘리트 BAC 400의 장점을 꼽으라면 최대 400와트 출력을 바탕으로 설계된 트랜스포머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적다. 이는
품질과 곧장 연결되는데 트랜스포머의 떨림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고 그만큼 섬세한 재생음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PLiXiR의 전원 장치를 구입할 이가 있다면 엘리트 BAC 400을 기준으로 파워 앰프와 분리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을 만큼 아주 조용하고 완성도가 높은 트랜스포머를
탑재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싶다.
이는 초고역에 이르는 또는 초저역에 이르는 각 밴드의 끄트머리까지 디스토션을 억제할 만큼 아주 투명하고
부드러운 재생음을 만들어 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전원 장치에 스피드가 무척 빠른 만큼 파워 앰프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지만 이 경우엔 엘리트 BAC 1000이나 1500을
선택해야만 한다.
하지만 엘리트 BAC 400은 상대적으로 전체 전력 소모량이
낮은 헤드파이 시스템에서도 상당한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는 전원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프리 앰프와 DAC, 그리고
커스텀 메이드 PC를 엘리트 BAC 400에 연결하게 되면
파워 앰프에 연결했을 때 엘리트 BAC 1500이 나을지 아니면 3000이
나을지에 대한 호기심이다.
PLiXiR의 레퍼런스 전원 장치인 3000 시리즈의 경우 8개의 아울렛을 통해 시스템 전체를 핸들링 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는데 이 역시 타사 대비 제한된 크기로 최대 3000와트의 출력을 유도하고 있어
흥미를 이끄는 전원 장치이다.
수입원 – 체스오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