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오디오파일이라면 궁금증을 가진적이 있었을 것이다. 하이파이
컴포넌트가 반드시 커야 음질이 좋은 것일까? 꼭 그래야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이 이야기에 있어 파워 앰프가 아니라면 반드시 커야 할 이유는 없다. 파워
앰프의 경우 시시각각 변화하는 스피커의 임피던스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 능력이 뛰어나며 스피드가 빠른 전원부를 필요로하고 또 이를 효율이 굉장히
떨어지는 리니어 방식의 전원 디자인을 통해 해결하다 보니 고음질 = 빅사이즈라는 이상한 공식이 생겼다.
하지만 DAC나 프리 앰프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부품을 실장하기
위한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파워 앰프에 비해선 상당히 여유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상대적으로 원–박스 디자인으로 넉넉하다는 것이지 하프 사이즈의 박스에서는 쉽지 않다.
그리고 최근 DAC나 프리 앰프의 경우에도 고음질을 획득하기
위해서 분리형 디자인을 추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분리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보니 금전적 여유가 있으나 데스크파이나 보다 미니멀리즘의 하이파이 시스템을 추구하고 싶은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컴포넌트는 제한적이다. 여기에 이들 컴포넌트의 특징이 고음질을 표방하기엔 부족한 점들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나 파워 앰프에 있어선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아주 작은 크기의 컴포넌트로도 고음질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다만 EMI나 RF 주파수가
노이즈로 작용하는 하이파이 디자인 세계에서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을 수 있다.
그래서 이상하리만큼 나도 디자인에 매료된 적이 있으나 컴팩트 사이즈의 컴포넌트에 큰 관심을 둔 적은 없는
것 같다. 음질을 포기하고 실용성을 위해 선택한적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그런데 최근 아주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역시 편견을
완전히 부숴버리는 아주 신선한 경험이었는데 지난 4월 전/후로
윌슨 오디오를 방문할 때 일이었다. 많은 이들이 알겠지만 윌슨 오디오는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를 개발하는
4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메이커이다.
그들의 시작은 처음부터 얼티밋 그레이드의 스피커였고 완전한 하이엔드 DNA를
갖춘 고성능 스피커를 내세우며 지금의 윌슨 오디오라는 놀라운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나 역시 WAMM Master Chronosonic 스피커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할 정도로 윌슨 오디오는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시장을 이끌고 있는 기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놀랍게도 처음 만난 하이파이 컴포넌트 시스템이 바로 마이텍의 브루클린 DAC 플러스와 브루클린 앰프였다. 마이텍은 뉴욕시의 지명을 통해 최상급
라인업으로 맨하튼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 번째 탑 모델로 브루클린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브루클린 DAC 플러스의 경우 ESS 사브레 9028 프로 칩셋을 사용하고 있으며 제품명에 DAC라 표기되어 있지만 아날로그 입력을 지원하며 아날로그 입력이 존재하는 만큼 프리 앰프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데스크파이에 확실히 대응할 수 있는 하프 사이즈에 컴팩트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데 골 때리게도
압도적인 스펙을 지니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아날로그 입력은 물론이며 S/PDIF 입력과 더불어 워드 클럭 입력과 출력이 가능하며 USB 오디오
입력, 그리고 옵티컬 입력, 외부 전원부 입력, 포노 입력이 가능하며 MM 또는 MC
모두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루클린 플러스는 여기에 지나지 않고 헤드폰 출력을 갖추고 있으며 듀얼 헤드폰 잭을 통해 별도의 옵션 단자를
통해 밸런스드 출력까지 지원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디지털 입력과 아날로그 입력은 무늬만 프리 앰프 기능을 담고 있는 다른 DAC와 달리 1dB 스텝 단위로 볼륨 조절이 가능한 어테뉴에이터 회로를
품고 있으며 이는 완벽에 가깝게 IC 방식에 의한 32비트
어테뉴에이터와 릴레이에 의해 동작한다.
<사진은 윌슨 오디오 컨터런스 룸에 설치된 브루클린 시리즈이다>
이만하더라도 한번 벌어진 입은 쉽게 다물기 어려운 엄청난 스펙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 가능한 디지털 포맷을 보면 마이텍은 외계인을 고문하여 브루클린 DAC 플러스를 제작한 것이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로 압도적인 스펙을
지원한다. USB 오디오 입력을 기반으로 최대 32비트에
384kHz의 샘플링 레이트 음원의 처리가 가능하며 이는 DXD 지원을
의미한다. DSD 역시 최대 DSD256 포맷까지 처리 가능하며
최대 130dB에 이르는 다이나믹 레인지를 실현할 수 있다.
또한 USB 오디오 입력에서 별도의 디코더를 요구하는 MQA 재생 역시 MQA의 공식적인 인증을 통한 하드웨어 디코딩을 지원한다. 정말 완벽에 완벽한 더한 스펙이라고 칭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DAC에 정교함을 만들어주는 마이텍 펨트클럭 제네레이터는 0.82피코세컨드의
인터널 지터를 실현하며 필요할 경우 외부 클럭을 통해 보다 정교한 디지털 소스기기로 완성된다.
무척 컴팩트한 사이즈이지만 브루클린 DAC 플러스는 거대한 분리형
DAC를 압도하는 스펙과 정교한 프리 앰프 볼륨 회로를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의도적으로 고음질을 내기 위함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한 발열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NCT로 제작 되었지만 압도적인 마감을 가지는 섀시에
펀칭이 아닌 레이저로 방열 홀을 구성하였으며 전면 패널은 5축 가공에 의한 3D 머시닝 페이스 플레이트를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디자인 기술은
이미 맨하튼 시리즈에서 ‘나는 다르다’라는 이미지를 통해
충분히 납득한바 있다.
비교적 작은 크기에 많은 기능을 담고 있지만 브루클린 DAC 플러스는
가장 이상적인 아웃풋 스테이지 회로를 실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섀시 안에는 전력 소모가
작기에 그만큼 작은 전원부를 탑재하고 있지만 고효율을 지향하며 이러한 고효율을 통해 아주 비효율적인 A급
증폭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원활한 전자의 흐름을 유도하기 위한 동작 온도. 즉, 고음질을 위해 발열을 유도한 설계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작지만
정말 스마트한 DAC이자 아날로그 프리 앰프라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브루클린 앰프의 듀얼 모노 디자인, 사진 출처 – 6moons>
사실 오늘의 리뷰엔 브루클린 앰프와 콤비네이션으로 짝지어 작성하는 것이지만 입/출력 게인만 맞다면 브루클린 DAC 플러스는 여러 파워 앰프와도 매칭하여도
훌륭한 재생음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란 믿음마저 생기게 했다.
하지만 난 앞서 언급한대로 좀 더 Fancy한 하이파이 시스템
구성을 원하는 이들에게 브루클린 앰프와 함께 조합할 것을 권하고 싶다. 브루클린 앰프는 2017년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 첫 선을 보인 앰프이다. 8옴에서
250와트의 출력을 실현하는데 폭 216mm에 높이 44mm 크기의 앰프에서 이와 같은 출력을 실현한다는 점에선 놀랍다. 무게는
3kg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출력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일까?
클래스 D 증폭 방식을 실현하고 있다. 하지만 브루클린 앰프는 손가락 하나조차 쉽게 집어넣기 힘들 만큼 수 많은 부품들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좌/우 채널 분리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듀얼 모노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클래스 D 증폭 방식을 실현하여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지만 출력
음질에서 만큼은 클래스 A 증폭 방식을 표방하고 있음을 마이텍은 설명하고 있다. 이를 수긍할 수 있는 것은 음악적인 세부 묘사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적어도 클래스 D 증폭 방식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디테일의 뭉개짐이나 일그러짐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비슷한 크기의 컴포넌트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저 그런 소리와 비교하면 극적인 해상력을 바탕으로
무척 시원시원한 음악의 해상도를 선보여주며 무엇보다 중고역의 둔중함이 없다는 것이 이 브루클린 파워 앰프의 최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브루클린 DAC 플러스와의 콤비네이션 조합에서 스트리밍
음원이나 포맷 질이 낮은 음원에서 조차 비슷한 등급의 시스템에서 경험할듯한 이질감은 크게 억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선 풀 사이즈 규격의 분리형 컴포넌트와 대등하게 경쟁을 펼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 DAC/프리 ->
파워 앰프 직결 구조에서는 같은 가격대에서 구할 수 있는 어떤 메이커의 조합보다 우수한 매칭 결과를 나타내 주었다.
기기에 대한 설명은 이 정도로 끝내기로 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윌슨 오디오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려고
한다. 나는 윌슨 오디오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고 트레이닝을 담당하던 그들은 처음 사브리나
스피커를 마이텍 브루클린 DAC 플러스와 앰프를 통해 구동하여 레코드 음악을 들려 주었다는 것이다.
가장 놀라운 일이었다. 저역의 양감, 사운드 스테이지의 펼쳐짐, 현악의 질감, 피아노의 광채와 하모닉스는 기대 이상의 수준이었다. 윌슨 오디오에서는
종합적인 예산을 감안하여 마이텍 브루클린 시리즈만으로도 사브리나를 이렇게 훌륭하게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었지만 적어도 윌슨 오디오측에서
브루클린 시리즈를 선택한데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었으리라 생각했다.
사실 저역이 다소 많고 통제력에 있어 약간의 아쉬움만 제외한다면 정말 놀라운 재생음이었다.
이와 더불어 윌슨 오디오 본사에는 그들의 컨퍼런스 룸에 그들의 엔트리 스피커라 할 수 있는 튠탓에 또 마이텍
브루클린 DAC 플러스와 앰프 조합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들의
메인 시청실에 연결된 사브리나와 어쿠스틱 환경이 달라 다른 맛이었지만 튠탓을 아쉬움 없이 구동해주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
오히려 튠탓이 컨퍼런스 룸 크기의 어쿠스틱 환경과 잘 맞아 떨어졌는지 사운드 스테이지는 보다 짙고 보다
크게 펼쳐주는 느낌이었다. 이땐 별도의 노트북을 통한 USB 오디오
입력이 아니라 오포 플레이어를 통한 CD 재생이었고
브루클린 DAC 플러스의 아날로그 입력 품질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 역시 큰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튠탓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바로 마이텍의 브루클린 시리즈를 섭외해 내 데스크파이 시스템에 곧장 적용하고 싶었다. 궁금했던 것은 앞서 경험했던 아주 훌륭한 재생음이 윌슨 오디오의 마법과 같은 셋팅이 있었는지 아니면 그들의
조합 자체가 만들어 낸 것인지 정말 궁금했기 때문이다.
결론은 후자에 의한 것이었다.
특별한 셋팅의 노하우나 정교한 스피커 포지셔닝 조절 없이도 윌슨 오디오의 튠탓에서 정말 이상적인 재생음을
뽑아낼 수 있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윌슨 오디오가 최근 지향하는 재생음의 특성과 마이텍 브루클린
조합이 만들어내는 음색은 찰떡 궁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리뷰를 마무리하기 앞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브루클린 DAC
플러스 외에 앰프도 기본기가 무척 출중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스피커를 선택하던 헤드폰
출력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꼭 브루킬른 DAC 플러스에 브루클린 앰프를 매칭해볼 것을 권한다는 것이다. 이 둘의 조합의 시너지는 엄청나며 만약 당신이 좀 더 편하게 그리고 좀 더 합리적으로 보다 Fancy하게 하이파이 시스템을 구성하길 원한다면 대체 불가능한 조합이라 말하고 싶다.
수입원 – 체스오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