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티밋 오디오에 거품 논란은 하루 이틀만이 생긴 문제는 아니다. 2000년
초만 하더라도 와트퍼피 시리즈만 소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커뮤니티 갤러리 게시판에 시스템 사진을 올리면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1억원을 돌파하는 스피커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이제 1억원에 비용을 들여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을 구입해도 엄청난 부러움을 사진 못한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사실 20세기 말에 WAMM이라는
스피커의 등장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25만 달러에 이르는 모듈러 스피커 가격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오디오파일도 셋팅을 할 수 없었다. 오로지 그 스피커를 제작한 사람만이 셋팅 가능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10만 달러의 벽은 높게만 느껴졌다. 심리적인 저항선이랄까?
하지만 하이엔드 오디오의 가격 인상은 지속적으로 노크가 이뤄졌고 이젠 많은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메이커에서
10만 달러를 넘는 스피커를 보유하고 있으며 50만 달러에
육박하는 스피커 그리고 이 가격을 초월하는 레퍼런스 스피커를 보유한 회사도 많다.
롤스로이스 팬텀 가격이나 페라리의 488과 같은 차량의 가격을
생각하면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최근 양극화 현상 때문에 엄청난 자산 1조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고 그들에겐 돈은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물을 더욱 중요시하는지도 모르겠다. 결론은 사주는 사람이 있기에 이런 제품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참고로 윌슨 오디오의 새로운 레퍼런스 스피커인 WAMM MC는
69만 8천 달러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판매량을 자랑하고
있다. 그들도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당황할 정도라고 한다.
문제는 30만 달러가 넘는 럭셔리 세단은 전 세계에서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수퍼 카 역시 마찬가지이다. 럭셔리 세단의
경우 품질이 뛰어나지 못할 경우 엄청난 비판에 시달리게 된다. 그것은 온/오프라인 매거진 할 것 없이 유튜버 그리고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하이엔드 오디오는 그렇지 않다. 1억원이 넘는 스피커가
1억원이 넘는 럭셔리 세단보다 더 많이 존재한다. 문제는
잘못 선택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자동차의 경우 킬로수에 따라 새차에 가까운 중고값을
받아낼 수도 있지만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는 그보다 더 큰 감가가 일어난다.
그래서 여러 단계의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리뷰 역시 단순히 읽지 말고 면밀히 읽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의미에서 흥미를 전혀 느끼지 못하거나 객관적으로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제품은 아예 리뷰하지 않는다. 아니, 파트너쉽 계약을 아예
맺지 않는다.
10년 넘어서부터 개인적으로 흥미를 끌어온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가
있다. 그 이름은 TIDAL (이하 티달) 이다. 이 회사를 발음할 때 타이달이라고 발음했지만 티달이라는 발음이
정확하다고 한다. 그들은 하이엔드 오디오의 롤스로이스라고 자신들을 묘사하고 있는데 적어도 만듦새에 있어선
롤스로이스를 연상하게 할 마큼 귀티가 흐른다.
최근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는 저마다 유니크한 디자인을 가지려 애쓰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에 대해
특별한 단어를 만들고 입혀 설명한다. 워낙 거창하지만 알고보면 단순한 경우도 있다.
오늘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스피커는 티달의 컨트리바 G2이다. 과거 초기 컨트리바의 경우 옵션에 따른 세부적인 사양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다이아몬드 트위터 장착 여부에 따른 가격 차이가 존재했다.
하지만 콘트리바 G2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단일 옵션만 선택
가능해졌다.
물론 컨트리바 G2는 화려한 마감들이 가득하고 마감에 따른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정말 화려한 마감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마감에 따른 품질 차이는 없으며 어떤 마감이든
해당 컬러의 완벽한 표면 처리와 광택을 얻을 수 있다.
티달은 이를 위해 금속 캐비닛도 아닌 MDF 캐비닛도 아닌 TIRADUR라고 하는 합성 물질을 캐비닛 소재로 사용한다. 이 소재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금속 캐비닛과 같은 강도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목질의 울림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피커 설계에서 캐비닛 설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높아졌다. 오디오파일의
청력이 과거 10년과는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캐비닛의
울림의 기준이 모호하던 때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하지만 캐비닛 소재에 따른 울림 특성은 이미 소재
자체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취향이 나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TIRADUR 소재는 저음의 공진에
의한 통울림을 크게 통제하면서도 온기감을 표현하는 목질의 미세한 울림을 삭제하지 않음으로써 두 가지 서로 다른 성향의 소재에 완벽히 만족하지 못하는
오디오파일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그리고 티달이 TIRADUR 소재를 사용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티달이 추구하는 피아노 라커 마감이나 마호가니 마감등을 입힐 수 있는 특별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감은 MDF 소재의 캐비닛에서는 자유롭게 입힐 수 있지만 금속 캐비닛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이다.
참고로 티달은 제품에 따른 마감 품질의 차이를 두지 않는다. 그들의
레퍼런스 스피커인 라 애솔루타에서 경험할 수 있는 품질을 그대로 컨트리바 G2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마감 품질은 전 세계 Top 3 안에 들어간다고 확실히 설명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티달만의 특별한 점이 존재한다. 바로 30mm 다이아몬드 트위터 사용이다.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티달이 사용하는
30mm 다이아몬드 트위터는 틸 & 파트너에 의해
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30mm 다이아몬드 트위터를 가장
먼저 도입한 스피커 메이커가 티달이다.
다이아몬드 트위터는 크게 30mm, 25mm, 20mm로 나뉘는데
각자의 성격이 다르다. 또한 틸 & 파트너는 다이아몬드
트위터의 희소 가치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메이커마다 공급 제한을 둔다. 30mm 다이아몬드 트위터의
경우 압도적인 에너지의 리니어리티를 제공한다. 상대적으로 초고역의 확산 범위는 20mm 다이아몬드 트위터에 비해 좁지만 이는 토인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잘 셋팅된 경우 압도적인
사운드 스테이지와 초고역의 에너지를 경험시켜 준다.
물론 가격 역시 30mm 다이아몬드 트위터가 가장 높다.
다이아몬드 트위터처럼 빠른 응답에 맞출 수 있는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흔치 않다. 뿐만 아니라 위상 특성도 그러하다. 그래서 아큐톤 드라이버가 유일한
대안이다. 하지만 아큐톤 드라이버의 세라믹 진동판은 디스토션이 극단적으로 낮고 높은 경도를 가지고 있지만
세라믹 소재로써 불필요한 공명 현상을 가지고 있다.
물론 드라이버를 설계하면서 이 공진점을 이동시킬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다. 아큐톤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티달은 BCC 드라이버
기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Black Coated Ceramic의 준말로써 숏 코일에
롱 갭 네오디뮴 모터를 채용해 보다 이상적인 피스토닉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기술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뿐 아니라 우퍼에도 적용되는데 블랙 코팅이 전면에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후면에도 이뤄져 우퍼 특성상 대음량에서 큰 진폭이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일반적인 세라믹 진동판에 의해 보다 나은 내구성을 기대할 수 있으며 보다
이상적인 특성을 얻어낸다.
컨트리바 G2의 경우 9인치
더블 우퍼로 설계가 되었는데 흔히 볼 수 있는 9인치 트리플 우퍼에 비해 저역 재생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 의심한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단호하게 얘기하고 싶다. 티달
에어로튠 디자인에 의해 두 개의 대형 덕트가 설계가 되어 있다. 큰 공간에서 큰 저음을 내기 위해 설계된
방식으로 이보다 작은 룸에서는 대형 덕트 하나를 막을 수 있게 특별히 제작된 마개를 제공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4개의 스테인리스로 구성된 바리오 피트를 통해
저역의 양감도 보다 타이트하게 가져갈 수 있어 셋팅에 있어 자유로움도 넓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티달 스피커의 최강점은 아주 특별한 크로스오버 설계와 부품 사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아큐톤 드라이버를 채용한 스피커로써 듀어런트에서 개발한 컴포넌트를 사용한다.
저역을 위한 대용량 인덕터 역시 안티–바이브레이션을 위해 아주 강력한 브라켓이 사용된다. 크로스오버 회로에 사용된 컴포넌트의 무게만 하더라도 웬만한 북쉘프 스피커에 이를 정도이다.
이는 가장 이상적인 크로스오버 오더의 서포트와 위상 특성을 맞추기 위한 시도로 정말 과감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결론은 티달은 그 스피커 값에 걸 맞는 원가 투자고 이뤄지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티달 컨트리바 G2의 리뷰를 위해 본격적인 리스닝이 이뤄졌다. 참고할 것은 이 스피커가 번–인이 되어가는 2개월 정도 면밀히 관찰해 왔다는 것이다.
컨트리바 G2 재생음중 으뜸이라 할만한 것은 보컬의 호소력과
이를 빛내줄 질감의 표현력에 있다. 무척 매혹적이라 느껴진 이러한 재생음은 다이아몬드 트위터의 새로운
해석이라 느껴지기도 했지만 사실은 컨트리바 G2가 묘사하는 재생음이 다이아몬드 트위터가 가진 원래의
매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9인치 세라믹 더블 우퍼로써 차이점도 분명하다. 과거와 저음의 부드러운 결만 강조된 저음이 아니라 하드페이퍼 소재의 무게감 그리고 타악기 마다의 질감 표현이
느껴진다. 이것은 근래에 세라믹 우퍼에서 경험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재생음의 밸런스에 대해 평가하기 위해 피아노 레코드 음반을 몇 개 선택했다. 피아노 재생은 그야 말로 풍부한 배음으로 감싸준다. 무엇보다 수백
번에 이르는 리스닝 테스트와 설계 변경으로 만든 결과물인지 모르겠지만 피아노 음색이 실제 음에 상당히 다가선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피아노 재생음에서 느꼈던 엄청난 순도와 달리 음의 분해능은 정말 대단하다.
무엇보다 시각적인 심도 표현도 나쁘지 않지만 음악적 심도를 풀어내는 방법이 인상적이다. 무대라기
보다는 레코드가 가지고 있는 공간감을 잘 풀어내는 느낌이다.
재즈 앨범 재생에서 브러시의 질감이나 심벌의 금속성 표현등은 다이아몬드 트위터에서 평가하는 것이 무의미했다. 하지만 컨트리바 G2에선 작은 착색마저 배제된 느낌으로 잔잔하고
여운이 긴 배음이 흐르고 이 덕분에 해상력은 극에 달하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는 전혀 피곤하지
않다. 마약과도 같은 이런 중고역 특성 때문에 금속 계열 악기 재생에서는 정말 애간장이 녹았다.
참고로 티달 국내 공식 수입원인 체스오디오는 내일부터 열리는 오디오 쇼에 컨트리바 G2를 출품한다고 한다. 리뷰를 통해 이 스피커가 궁금한 이들은 체스오디오
부스를 방문해 직접 경험할 수 있으니 이번 기회를 꼭 잘 살리길 바랄 뿐이다.
수입사 – 체스오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