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시장에서 매니아를 타겟으로 하는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지 못하지만 컨슘머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사실 생각해 보면 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친구네 집에 대형 티비와 오디오 시스템이 있다는 것은 부를 상징하는
하나의 포인트였다. 여기서 재미난 사실은 좀 더 부유한 친구들은 자기들 방에 미니 컴포넌트를 갖춰놓고
음악을 들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아직도 기억나는 광고가 하나 있다. 파나소닉 미니 컴포넌트
광고였는데 Can you live without music? 이었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음악과 접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시대가 열리면서 더욱 많은 이들이
음악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국경도 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법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몇 해전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유튜브 사이트를 통해 전세계가 열광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사실 재생 음악의 품질을 떠나면 유튜브를 통해서 정말 엄청난 음악 데이터와 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수준급의 재생 음악을 원한다. 그래서 이들은
처음 이어폰을 접하게 되며 재생 품질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기 시작하면서 여기에 투자가 이뤄진다. 내가
중학교를 다닐 땐 소니의 888이라고 불린 이어폰 하나면 끝나는 시절이었다. 당시 두 가지 짹 타입이 존재했는데 MP 타입과 SP 타입이었다. 여담이지만 MP 타입의
음질이 형편없다고 느낀 나는 SP 타입을 선호했고 이 다음부터 고생길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지금도 포터블 시스템을 가지고 외부에서 음악 듣기를 좋아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당시 서태지의 음악을
포터블 CD 플레이어 넣고 밖을 거닐면서 들을 수 있다는 것에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물론 만원 버스에서도 서서 가거나 앉아 가거나 포터블 CD 플레이어와
이어폰으로 듣는 음악은 정말 꿀맛이었다.
그 때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이제 성인이 되었고 상당한 값이 나가는 제품들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500만원을 넘어서는 이어폰도 시장에 출시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한 때 헤드폰쪽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듯 했으나 지금은 다시 주춤한 느낌이다. 아무래도 여름에는 무리가 있고 다른 계절에도 거추장스럽다 보니…
그래서 각광받는 것이 소위 블루투스 스피커라 불리는 배터리 내장형 소형 무선 스피커들이다. 정말 무서울 정도로 시장을 키워나갔다. 우리에게 무척 잘 알려진
BOSE라는 메이커도 하이파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 마이크로 컴포넌트에서 성공한 이후 불루투스 스피커와 컴팩트
헤드폰, 이어폰 시장에서 승승장구해 지금은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다.
최근엔 하이파이 메이커들도 변화한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해 컨슘머 제품들을 속속 개발하여 출시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Bowers & Wilkins가 이어폰과 헤드폰을
만들고 소형 무선 스피커를 만들거라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오늘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헤코의 아스카다 2.0도 컨슘머 시장을
겨냥하는 라이프 스타일 오디오이기도 하다. 아스카다 2.0 스피커에
큰 특징이 있다면 아무래도 하이파이 스피커를 기초로 개량한 라이프 스타일 오디오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뼈대는 북쉘프 스피커 그대로이다. 체급은 구분을 확실히
짓기에 모호한 크기를 가졌다. 컴팩트형이라고 하기엔 사이즈가 크고 본격적인 북쉘프라고 하기엔 크기가
다소 작다. 하지만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묻는다면 본격적인 북쉘프 크기에 가깝다고 설명할 수 있다.
헤코의 아스카다 2.0을 라이프 스타일 오디오라고 설명 했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이 스피커는 본격적인 하이파이 북쉘프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2웨이에 저음 반사형 디자인을
갖추고 있으며 1인치 트위터에 5인치 미드우퍼를 갖추고 있다. 이 미드/우퍼의 콘은 헤코의 주력 스피커에 탑재되는 소재와 동일하다.
헤코의 아스카다 2.0은 라이프 스타일 오디오를 표방하지만 끝내주는
스펙을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재생 주파수 범위이다. 32Hz에서
40kHz에 이른다. 비슷한 가격대에 스펙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스피커가 없다. 물론 나는 이것이 조금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을 것이라 생각해도 스펙상 라이벌
스피커들을 압도하는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 35와트의 지속적인 출력이 가능한 파워앰프를 탑재하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 오디오를 표방한다는 것은 단지 조작과 구성의 심플함을 구축하기 위해 앰프 시스템을
스피커에 탑재할 뿐 이 점을 제외한다면 아스카다 2.0은 본격적인 하이파이 스피커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구성을 모아 모아 모아서 액티브 DSP 스피커로
완성시켰다. 결과적으로 이 스피커는 2웨이 저음 반사형 DSP 액티브 스피커라는 것이다. 파워앰프 탑재 뿐 아니라 수준급의
크로스오버까지 탑재 되어 있으며 고역과 중/저역을 위한 앰프까지 탑재되어 있는 것이다.
리뷰 된 수 많은 액티브 스피커들을 소개할 때 설명했지만 액티브 DSP 디자인은
일반적인 디자인의 스피커 보다 음질 적으로 유리한 점이 많다. 이것은 회로를 통과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신호 손실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들어 올–인–원
형태의 액티브 DSP 스피커에는 앰프 회로까지 기본적으로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 가격과 고음질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최근 들어 직접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스피커 디자인을 액티브 스피커라 불렀기 때문에 여전히 비슷하게 불리고 있지만 요즘엔 DSP 스피커라
불리기도 한다.
액티브 스피커로 구동시키기 위한 모든 전자 제품을 통합시키고 이 회로를 줄여 DSP 회로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실제 DSP 스피커라 부르거나 이런 류의 스피커를 개발해 스피커의 특징에 대한 설명이 이어질 때 DSP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고 설명하는 회사들도 많다.
헤코의 아스카다 2.0도 DSP
회로를 탑재하고 있다. 여기엔 외부 디지털 입력을 처리할 수 있는 D/A 회로도 갖추고 있으며 블루투스 4.0을 기반으로 한 APT-X 코덱도 갖추고 있어서 무손실에 가까운 무선 음악을 쉽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USB 오디오와 아날로그 입력을 위한 AUX 입력까지 갖추고 있다. 물론 PS4나
기타 디지털 출력이 가능한 제품들을 위해 옵티컬 단자와 콕시얼 입력 모두를 지원한다. 액티브 스피커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스펙이다.
그런데 이 정도 스펙을 지원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아스카다
2.0 스피커는 130만원대이며 실제 구입은 120만원대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언가 옵션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스테레오 구성이다.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여기에 확실히 컨슘머를 겨냥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바로
고역과 저역을 조절할 수 있는 노브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스펙이 심상치가 않다. 왜냐고? +/- 10dB씩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조차도 너무 과한 스펙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지만…
스펙만 놓고 보면 참으로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내용이 많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놀랍다. 개인적으로 사운드바를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해볼까 고민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용해볼수록 아스카다 2.0은 정말로 만능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아스카다 2.0은 음악을 무척 좋아하지만
음악 재생을 위해 아무런 시스템도 갖고 있지 않고 합리적인 비용을 지출해 최고의 효과를 누리겠다는 이들에게 정말 권하고 싶다. 만족도가 굉장할 것이다. 물론 이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이유를
뒷받침 하는 것이 합리적인 가격이 되겠지만..
아스카다 2.0은 2웨이
구조로써 DSP 회로에 탑재된 앰프가 위화감 없는 무척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여기서 해상력이 좋다는 과장된 표현을 남발하진 않겠다. 다소 청량감이
부족한 것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방감이 떨어지는 재생음은 결코 아니다.
처음 아스카다 2.0 리뷰를 위해 정성스러운 세팅을 수입사에
미리 부탁해 놓았지만 정작 데모룸에 들어왔을 땐 아무런 준비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체급이 크지 않은
북쉘프 스피커였는데 각기 스피커는 측면 벽에 너무 가까이 위치하고 있었다.
토인 세팅도 정교하다고 말하기엔 너무 제각각이었다.
그런데 놀랄 만큼 사운드 스테이지 이미지가 분명하게 표현 되었다. 다소
두리뭉실하게 표현되지만 이미지의 에너지는 분명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스피커는 뒷벽에서 2미터 이상 앞에 놓여있는 상태였지만 사운드 스테이지가 상당히 뒤로 물러선 묘한 느낌. 아무런 의미 없이 놓여진 스피커에서 나오는 재생음이라고 하기엔 상당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소스는 디지털 입력도, 아날로그 입력도 아닌 블루투스
연결이었다. 그것도 음원은 MP3 포맷. 그리고 APT-X도 아닌 SRC 코덱이었다. 왜냐면 아이폰으로 출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생음을 듣는 내내
수긍할 수 있는 해상력의 부재는 존재했으나 위화감은 존재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아스카다 2.0의 DSP 회로에 이를 위한 별도의 사운드 프로세싱이 이뤄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음이었다. 음 끝이 자극적이고 창백하게 만드는 디지털 클리핑도 쉽게 나타나지 않았을 정도니 말이다. 이것도 DSP 스피커류의 장점이기도 하다.
여기서 입력을 디지털 또는 수준급의 소스기기와 아날로그로 접속할 시엔 재생음의 수준이 올라간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아스카다 2.0은 메인 스피커와 확장 스피커 형태로 설계 되었다. 그러니까 모든
부품과 회로는 한쪽 스피커에 투입되어 있고 나머지 한쪽 스피커는 별도의 크로스오버가 탑재된 일반적인 스피커이다.
하지만 이것이 결코 단점으로 작용되지 않는 것은 흔히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양쪽 스피커를 구동하기
위한 거대한 전원부와 앰프 회로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사진으로 직접 확인이 가능하다.
아스카다 2.0의 활용성은 무척 넓다. 리뷰를 작성하는 나와 같이 이미 하이파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거실에서 가족들이 불편함 없이 훌륭한
티비 사운드를 출력해줄 사운드바의 역할, 또는 박진감 넘치는 게이밍 사운드의 출력, 무엇보다 블루투스 패어링을 통한 스트리밍 음악 감상 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모든 재생음이 디지털 사운드에서 쉽게 피로함을 느끼는 이들로 하여금 이런 걱정을 잠재울 수 있을
만큼 다듬어진 소리로 화답한다는 것이다. 만약 아스카다 2.0의
이러한 평탄한 특성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 10dB씩 조절 가능한 노브를 통해 원하는 재생음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다.
아스카다 2.0은 2웨이
스피커로써 이점도 챙기고 있다. 크로스오버 회로가 심플한 만큼 아스카다 2.0의 상급 모델에 비해 좀 더 풍성한 중역이 표현된다는 점도 보컬을 중심으로 음악을 듣는 입문자에겐 상당한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을 정도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저역의 양감이 부족한 것은 맞지만 헤코의 미드/우퍼
드라이버 진동판 소재 특성이 비교적 중저음이 얇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묘한 두께감을 더해준다.
수입원 – (주)다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