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하이파이 오디오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500만원대에서 쓸만한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두 배에 가격대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그에 따른 음질 향상도 함께 이뤄졌다. 그런데
하이파이 오디오는 감성 영역이다. 이것에 대한 가치를 객관적으로 따지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시장이 이렇게까지 급격하게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엔트리 레벨의 하이파이 시장을 공략하는 메이커들도 있다.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만약 이런 메이커들이 없었더라면 하이파이라는
취미는 경제적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은 진입할 수 없는 장벽처럼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깊은 취미와
더불어 전문적으로 음악을 듣고자 하는 이들도 있지만 음악을 캐주얼 하게 즐기고자 하는 이들도 많다. 그것도
부담 없이 말이다.
앞으로 HiFi.CO.KR은 관심을 가져도 좋을 만한 중저가대
하이파이 제품에 대한 리뷰도 적절히 다룰 예정이다. 하이파이에 관심을 가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오늘 리뷰 할 제품의 메이커는 데논이다. 데논은 D&M 그룹에 소속된 브랜드로 다른 브랜드로는 마란츠가 있다. 사실
리뷰에 앞서 놀랄 수 밖에 없던 것은 데논은 현실적인 가격대에 실용성이 뛰어난 하이파이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기술이 적용 되어도 가격 인상은 최소화 하고 있다. 요즘 추세와
비교해 보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다.
오늘 리뷰할 제품은 PMA-2500NE이다.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데논의 최상급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다. 그런데
이들의 홍보 자료를 보면 일단 커버를 연 내부 사진으로 시작한다. 그만큼 내용물에 자신 있다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이엔드 오디오를 추구하는 메이커 중 PMA-2500NE와 같은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 없기 때문에 이들과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 더 지불해야 비교가 가능한 제품을 찾을 수 있는데 문젠 내용의 질이 다르다.
<PMA-2500NE에 구성된 내부 부품들 사진 하나 같이 간결하게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물론 부품이 많이 투입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재생음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MA-2500NE엔 무척 특별한 것들이 존재한다. 실 구매가 200만원 후반대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PMA-2500NE는 인티앰프로써 상당히 큰 체격과 무게를 가지다.
제품의 가격을 듣고 난 이후 조금 멍~한 느낌이 들었다. 외관도 무척 고급스러운데 PMA-2500NE의 가격이 200만원대 밖에 안 된다니.. 상당히 묵직해 보이며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느낌이 스며있었기 때문이다.
크기도 폭 434mm에 높이 182mm,
깊이 431mm로 인티앰프로써는 상당한 덩치를 가진 셈이다. 하지만 정작 바라봐야 할 것은 무게가 25kg이나 나간다는 사실이다. PMA-2500NE의 섀시는 프론트 패널을 제외하고는 NCT 방식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니까 PMA-2500NE의 대부분의 무게는 내부 부품들로
트랜스포머와 히트싱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정도라면 상당한 체급의 인티앰프로
판단할 수 있다. 출력 스펙을 들여다 보면 8옴에서 80와트의 출력을 내며 4옴에서는 정배수가 되는 160와트의 출력을 낸다.
사실 출력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청감상 드라이브 능력에 있기 때문이다. 출력을
결정하는 것은 측정 장비를 통해 디스토션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직전의 구간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출력보다
PMA-2500NE에는 더 중요한 부분들이 담겨있다.
바로 어드밴스드 UHC-MOS 싱글 푸시풀 증폭 회로이다. PMA-2500NE 이전에 오리지널 모델로는 PMA-2000으로
1996년에 발매 되었다. 20년 이상 거듭해 오면서 인티앰프에
DAC를 탑재해 PMA-2500NE로 거듭난 것인데 어드밴스드
UHC-MOS 회로는 증폭 회로에 와이드–밴드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출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PMA-2500NE의 주파수 응답이
5Hz에서 100kHz (0 ~ -3dB)에 이른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해 100kHz에 이르는 주파수를 입력해도 PMA-2500NE에서 희생되지 않고 출력이 된다는 것이다. CD의
시대를 넘어서 고해상도 음원에 대응하는 와이드 밴드를 이룬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20Hz에서 20kHz에
16비트 44.1kHz 음원을 들어도 이전 시리즈 보다 훨씬
선명하고 투명한 고역과 해상도가 향상된 저음을 체감할 수 있다.
<전원부, 노이즈를 고려해 트랜스포머의 방향이 결정 되었으며 전원부 콘덴서는 데논의 커스터마이징에 의해 완성 되었다>
PMA-2500NE은 출력보다 훨씬 섬세하고 순수한 음을 만들기
위해서 울트라 하이 커런트 MOSTFET(싱글 푸시–풀)을 사용한다. 이는 출력 스테이지에서 리니어리티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일반적인 앰프에서 사용되는 병렬 방식의 회로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출력석간의 불일치성을 해소하기 위한 회로 구성이 필요 없기에 그만큼
디스토션 특성이 좋으며 음의 순도나 해상도가 확실히 좋아진다.
그런데 이런 디자인으로 실제 8옴에서 80와트의 출력도 상당한 것이며 4옴에서 160와트의 출력도 쉽게 내기 힘든 출력이다. 이런 출력을 얻기 위해
사용된 FET는 순간 최대 210A의 출력 능력을 갖췄다고
한다.
그렇기에 데논이 PMA-2500NE에 고안한 방식은 일반적인
앰프와 비교해 생각 자체가 다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얼티밋 그레이드의 파워앰프도 스위치를
통해 싱글과 병렬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진 제품들도 있는데 이 역시도 음의 순도 자체는 싱글을 선택할 때 압도적으로 좋아지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특성은 종합적인 밸런스에 의해 최종 완성된다.
PMA-2500NE의 입/출력 회로에는 액티브 서보 회로와 커플링 콘덴서가 모두 제거되었다. 신호의 경로에 왜곡을 완전히 덜어내기 위한 방식이다. 또한 매우
안정된 DC 회로를 위해 DC 서보 회로에 콘덴서와 레지스터로
구성된 단순한 패시브 회로로 대체했다.
그렇기에 PMA-2500NE는 무분별한 구동력을 무기로하는 인티앰프들과
달리 철저하게 음악성을 고려한 컨셉으로 설계되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이런 특징은 트랜스포머에서도 잘 나타난다. 사실 일본 하이파이
메이커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선택할 수 있는 앰프 회로 디자인에 대해서 꿰뚫고 있으며 선택할 수 있는
부품들에 대한 정보도 많다.
PMA-2500NE에 탑재된 트랜스포머 구성은 기본적으로 방향성부터
신경 쓰고 있다. 트랜스포머의 위치도 리케이지 플럭스를 고려하여 두 개의 트랜스포머를 역 방향으로 배치해
설계했으며 별도로 1.6mm 두께의 강판을 3개씩 겹친 서브
프레임 섀시 위에 배치해 트랜스포머에서 발생되는 미세한 진동 노이즈가 보텀 섀시를 타고 다른 곳에 오염되는 것을 억제하고 있다. 무엇보다 트랜스포머의 출력 케이블로 헤비 게이지의 OFC 선을 사용하고
있어 파워 라인에 임피던스를 조금 더 낮추고 있다.
<PMA-2500NE에 DAC 회로, USB 오디오 입력에 최신 스펙까지 지원된다. 차폐를 위해 서브 프레임 섀시에 수납되었다>
인티앰프의 가치만으로 PMA-2500NE은 훌륭하다. 하지만 놀랍게도 USB 오디오 입력이 가능한 DAC 회로와 더불어 MC/MM 입력이 가능한 포노 앰프도 탑재되어
있다. PMA-2500NE 하나로 컴포넌트 구성을 끝낼 수 있다는 의미다.
USB 오디오 입력이 가능한 DAC
회로는 앞서 언급한 트랜스포머의 서브 프레임 섀시 안쪽에 공간을 마련해 탑재하고 있다. 이것은
직접적인 차폐를 위한 것으로 다른 회로와의 간섭을 막는 데논의 센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DAC 회로가 심상치 않다. 단지 기능성과 구색 맞추기를 위한 회로가 아니라는 것이다. DSD128이라고
불리는 더블 DSD와 더불어 32비트에 DXD 포맷까지 지원하고 있다. DoP 방식을 통해 DSD 파일까지 재생 가능한 형태다. 또한 DAC 소자로 버브라운사의 PCM1795가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아이솔레이터가 적용돼 컴퓨터 USB 출력포트의
노이즈 억제도 실현하고 있다. 컴퓨터의 USB 포트를 통해
출력된 신호엔 고주파 노이즈로 인한 음질에 디스토션을 가져올 수 있는 성분도 포함하고 있다. USB 오디오가
폭넓은 호환성으로 각광 받지만 이런 노이즈 문제 때문에 네트워크 오디오를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USB 인터페이스는 고속 방식으로 아주 까다로운 인터페이스이기에
아이솔레이션도 쉽지 않은데 PMA-2500NE에는 별도의 IC 칩
형태의 코일(자기에 의해 데이터가 전송되며 입/출력 사이에
전기적으론 완전히 절연된다)을 통해 아이솔레이션이 이뤄져 노이즈가 철저하게 억제된다. 보통 의료 장비에 쓰이는 기술로 같은 회로를 꺼내어 별도의 제품을 만들어 USB
오디오 아이솔레이터로 판매해도 크게 히트할 만한 기능까지 갖춘 것이다.
결과적으로 PMA-2500NE에 컴퓨터만 연결하면 소스기기까지
커버할 수 있는 수준급에 DAC 내장으로 만족감과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었다. 물론 USB 오디오 뿐 아니라 콕시얼과 옵티컬 입력까지 받을 수
있어 IPTV 셋탑 박스나 플레이 스테이션 4와도 바로 연결해
고음질을 누릴 수 있다.
<순수한 아날로그 증폭을 위한 아날로그 스위치, 선택시 디지털부 회로는 모두 꺼져 음의 순도를 높인다>
그런데 만약 별도의 더 훌륭한 디지털 소스기기를 갖추고 있고 품질 높은 인티앰프만을 찾는 이들에게 PMA-2500NE의 디지털 소스 섹션 때문에 음질 열화가 걱정된다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PMA-2500NE에는 아날로그 모드라는 기능을 선택할 수 있게 해 두었는데 이 기능을 선택하면 디지털 오디오를
구동하기 위한 트랜스포머가 꺼지며 디지털 입력 회로 등이 완전히 작동을 멈춘다. 때문에 이와 관련된
고주파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실제 PMA-2500NE 리뷰를 위해 외부 소스기기를 입력하여
음악을 들을 때 이 사이에서 미묘한 음질 차이를 만들어냈다. 하나부터 열까지 치밀하게 계획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저런 내용들을 살피고 나서 PMA-2500NE를 집중적으로
들어 보았다. 리스닝을 위해 사용된 스피커는 2,000만원대
제품도 있었는데 PMA-2500NE이 어느 체급의 스피커까지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나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CD를 재생해 트랙 하나를 끝까지 듣고 판단 되었던 것은 중저음에
묘한 두께감이 돋보인다는 것이었다. 이걸 무척 두터운 중저음의 결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소 헤비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단순한 무게감에 지나지 않고 펀치감까지 동반되어 오디오적 쾌감까지
불러 일으켰다.
리뷰를 위해 스피커의 체급을 올리면서 느꼈던 것은 재생음이 상당히 뒤로 물러서 무대를 그려낸다는 느낌이었다. 최근 일본 하이파이 제품들을 리뷰 하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청감상 S/N을
높이기 위한 튜닝 방식이 선호된다는 인상이었다.
중고음의 양감은 무척 두터운 편이라 고역이 상대적으로 확산 되는 느낌은 덜했지만 결코 어두은 느낌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현악 재생에서 현은 상당히 샤프한 표현과 더불어 섬세함이 묻어났으며 이 가격대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특정 대역의 불규칙적인 특성으로 인한 질감의 표현에 마스킹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만큼 질감의 표현도
분리형 앰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선명함도 존재했다.
<PMA-2500NE 후면, 포노 MM/MC 입력이 가능하며 아날로그 입력에 디지털 입력까지 모두 가능하다>
중저음의 양감에 있어 앞서 헤비하다는 표현을 썼었는데, 8옴에서
80와트의 출력을, 4옴에서 160와트를 출력하는데 잘 구성된 전원부 덕택에 8옴에서 200와트를 출력하는 다른 인티앰프들과 구동력을 비교할 수 있는 힘을 보여주었으며 음의 안정감이 좀 더 느껴졌다. 그만큼 심리적 템포의 안정감도 좋다.
다만 악기 수가 많은 연주나 블록버스터 영화에 삽입된 딥베이스가 많은 장엄한 OST 곡 등에서는 저음의 스피드가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은 PMA-2500NE의 구동력이 떨어진다기 보다는 데논이 PMA-2500NE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좀 더 두터운 소리결을 위해 중저음의 주변 주파수가 살짝 들리는 현상처럼 느껴졌다.
대신 그만큼 보컬이 두텁게 표현되며 첼로 바디의 울림도 더 풍성하게 표현된다. 사실 이런 성향의 인티앰프는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고 이런 성향의 인티앰프들에 대해 좋게 평가한 적이
없지만 PMA-2500NE는 이 가격대의 제품 중 거의 유일하게 조밀한 음의 입자감으로 음에 매끈한
표현력이 보여 주었기에 적지 않게 놀란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무엇보다 기타의 선율이 둔중하다거나 낮은 음에서 필요 이상의 통울림이 과하게 표현되는 느낌이 없었기에 앞서
언급했던 좋게 평가한 적이 없는 인티앰프들 과는 성격이 분명히 달랐다.
끝으로 PMA-2500NE에 팁을 하나 선보이자면 8옴에서 80와트의 출력을 얻을 수 있지만 PMA-2500NE이 지향하는 싱글 푸시풀 회로의 매력에 최대한 매료될 수 있는 적절한 볼륨 크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스피커의 콘이 들썩거리는 최대 음량 구간이 아니라 이보다 낮은 적절한 구간이 있다.
이 땐 확실히 동급 어느 인티앰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순도 높은 편안한 음이 흐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PMA-2500NE은 20분
정도에 히팅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입원 – 디앤엠코리아
판매원 – 다비앙
www.avpri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