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좀 색다른 기사를 선보입니다. 다름 아닌 최신 하이엔드
스피커에 대한 필드 테스트입니다. 사실 저는 수입사의 시청실 뿐 아니라 제조사의 시청실에서도 많은 경험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이들만큼 중요한 것이 실제 필드에서의 경험입니다.
가장 핫한 최신 하이엔드 스피커를 말이죠.
Bowers & Wilkins의 800D3는 그들의 창립 50주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스피커입니다. 사실 제가 4년 전에 Bowers
& Wilkins를 최초로 방문한 국내 리뷰어였습니다. 그 때 존 딥 박사가 마중을
나와주었는데 50주년 기념작이 무엇이 될까 또 55주년 심지어
60주년 기념작은 영국 여왕을 위한 작품이 될 것이란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먼 미래의 이야기인 만큼 상황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에도 이야기를 전한 적이 있지만 Bowers &
Wilkins를 방문했을 당시 그들은 900 시리즈에 대한 고민이 컸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스피커의 가장 큰 불만이 무엇이냐 재생음에 대해서도 또 외형에 대해서도 원하는 것이 있다면 많은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청했었죠.
그래서 900 시리즈의 출시가 임박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실제 900 시리즈의 프로젝트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900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가 사라지고
신 모델은 800 시리즈로 대체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Bowers & Wilkins 역사상 가장 뛰어난
800D3가 50주년 기념작으로 세상에 선보이게 된 것입니다.
사실 800D3에는 아주 파격적인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이를테면 솔리드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터빈 헤드나 유니바디 트위터 하우징과 같은 것입니다. 베이스 모듈은 워낙 크기 때문에 그에 버금갈 수 있는 새로운 매트릭스 시스템이 도입 되었죠. 그래서 실질적으로 폭 넓은 하이엔드 오디오파일 층을 겨냥할 수 있었던 겁니다.
800D3는 802D3에
비해 몇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이전에 비하면 작은 변화이지만 실제 음의 완성도는 800D3쪽이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이것을 제대로 느끼고자 필드 테스트를 선보였던 것입니다. 사실
이 기사는 어찌 보면 시스템 갤러리 성격도 지니고 있습니다만, 조금 다른 분위기로 작성된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의 HiFi.CO.KR 화제는 전용룸에도 맞춰져 있습니다. 전용 리스닝 룸이라는 것이 일반 아파트 거실과 비교해 득이 엄청나게 많을 것 같습니다만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리스닝 룸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노하우가 정말 많은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래야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이 좋아도 한두 번은 더 수정해야 실보다 득이 많아집니다. 저도
수 많은 하이엔드 오디오 제작자를 만날 때 황금 비율에 대해서 묻습니다. 그리고 어쿠스틱 파트들의 득과
실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죠.
아무튼 제가 필드에서 만난 800D3는 전용 리스닝 룸에 설치된
상태였습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고 보여드리기 위해서 제가 총 11장의
사진을 보여드리며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800D3 시스템의 전경입니다.
요즘 전용 룸을 꾸미는 분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멀티 채널, 그것도 돌비 애트모스 대응하도록 꾸민다는 사실입니다. 네, 천장에도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많은 오디오파일들의 꿈은
자신만의 전용 룸을 갖는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하지만 시스템까지 수준급 이상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정면에서 바라본 사진입니다. 센터 스피커까지 Bowers & Wilkins의 최신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필요한 이유는 위상 특성을 맞추기 위해서일 겁니다. 그래서 멀티 채널을 구성할 땐 제조사를 통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라인업을 맞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800D3는 10인치
더블 에어로우퍼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802D3와 비교하면 콘의 크기가 단지 2인치 커진 것을 넘어서 75mm의 보이스코일과 듀얼 네오디뮴 마그넷, 듀얼 스파이더, 센터 캡까지 에어로포일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음에서 정말 압도적인 차이를 냅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매트릭스
시스템을 활용해 캐비닛의 진동을 크게 억제하고 보다 이상적인 회절을 유도하는 전면 커브드 디자인이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죠.
전용 리스닝 룸은 대략 이렇게 생겼습니다. 참으로 부러운 공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했던 점은 생각 외로 넓은 공간이며 과연 800D3가 이 공간을 가득 메울 수 있는 저음을 구현해 줄 것인가였습니다. 사실
800D3는 믿기 힘들 정도로 깊은 저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스펙에 표기되어 있는데 굉장한 진폭이 일어나야만
가능하기 때문이죠.
저기 걸려 있는 스크린의 크기가 대략 어느 정도 될 것으로 보이시나요? 스튜어트의
실버 스크린으로 140인치입니다. 그러니까 대략 공간의 크기가
어느 정도 될지 감이 오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더 생겼습니다.
우리가 스피커로 만족감 넘치는 구동력을 얻고자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파워앰프입니다. 그런데 800D3와 매칭된 파워앰프가 마크 레빈슨의 No.53이었습니다. 아직도 마크 레빈슨의 레퍼런스 위치를 지키고 있는
파워앰프입니다. 마크 레빈슨 No.53의 음색은 익히 알고
있었기에 800D3와 연결된 음색이 대충 머릿속에서 그려졌습니다만 제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S/N이 뛰어나며 상당히 부드러운 음색을 그려주면서도
10인치 더블 에어로포일 우퍼를 쥐고 흔드는 재생음을 들려주었기 때문입니다.
마크 레빈슨 No.53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가 쌓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No.53에 대해 작년 마크 레빈슨을 방문할 당시 30초 정도였지만 연속된 2옴의 부하에서 테스트를 통과하는 모습을 보며
경악했던 기억도 떠올랐는데요. 마크 레빈슨 No.53의 역할도
컸겠지만 800D3는 파워앰프와의 매칭이 더욱 폭 넓어진 것도 틀림 없는 사실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최근에 단 다고스티노의 모멘텀과 프로그레션, 그리고 매킨토시 MC1.2KW, Ayre MX-R Twenty와 연결해 보고 나서 얻게 된 느낌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선 더 많은 필드에서의 경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만 예감은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소스기기는 LINN의 클라이막스 DS/2를 사용하고 계시더군요. 저는 고해상도 음원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있고 파일 재생에 대해서도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정작 아직까지 레퍼런스는 CD나 SACD 입니다. 하지만 파일 재생기기로써 CD와 같은 집중력을 선보이는 파일 플레이어를 이야기 할 때 LINN 클라이막스
DS 시리즈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컴포넌트입니다. 국내에서는
검정색을 처음 보았는데 그 카리스마가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실제 마크 레빈슨 No.53과 음색도 묘하게 잘 맞아 떨어졌는데 역시나 방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멀티 채널과 프로세서는 매킨토시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9채널
중 7채널이 맨 아래 매킨토시 멀티 채널 파워앰프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었는데요. 이 조합에서 만족감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2채널 스테레오 출력에서 프리앰프 역할까지 부족함 없이 메울 수 있었는데 단지 소스와 파워앰프가 훌륭해서이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최근 멀티채널의 트렌드는 인–월 입니다. 사진은 Bowers & Wilkins의 제품으로 상당히 제한적은
내부 용적만으로도 뛰어난 멀티채널 재생음을 구현할 수 있게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언젠가 저도 멀티 채널을
구성하게 된다면 염두 해두고 있는 스피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벽이 콩크리트라서 벽 안에 장착하지 못하고
별도의 캐비닛을 제작해 장착한 모습입니다.
마지막은 800D3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와 일년에 몇 번 연락하고 지내는 일본 하이파이 평론가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스피커를 들으면 다른 스피커의 음이 흐믈 거리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사실
이 댁에서 800D3를 청음 하면서 느꼈던 것은 10인치
더블 우퍼에서 절대 경험할 수 없는 박력 있는 저음이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피커의 트렌드도 대형 우퍼에서 여러 개의 중형 우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이젠 10인치 더블 우퍼 뿐 아니라 9인치 더블 우퍼를 더
많이 접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에 15인치 우퍼는
분명한 매력이 있으나 3웨이가 거의 표준처럼 자리 잡게 되면서 점차 접하기 힘든 스피커가 되었죠.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800D3에 마그넷 시스템과 결합된 10인치 에어로포일 콘 두 발은 15인치 우퍼에서 느낄 수 있었던 딥
베이스의 에너지를 경험하게 해주었다는 것입니다. 놀랄 만한 일이죠. 왜냐면
제가 Bowers & Wilkins를 방문할 당시 15인치
우퍼를 부활하게 해달라고 제 의견을 전달했는데 콘의 강도와 마그넷 시스템을 진화시켜 체급을 능가하는 스피커를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무엇보다 이 사람들은 스피커에 하나부터 열까지를 모두 이해하고 있는 터라 새로운 매트릭스와 함께 결합시켜
저음의 질을 더욱 끌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음의 댐핑은 약간 과하다고 싶을 정도로 타이트하게
표출되더군요. 주변기기 보다 자신이 더 컨트롤 하고자 하는 역량이 이번 필드에서도 잘 느껴졌습니다.
수입원 – (주)로이코
판매점 – AV프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