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퍼 빅투어링의 마지막 목적지가 오디오퀘스트입니다.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덴버는 스노우 스톰으로 인해 제 다음 비행기부터 80% 이상이 결항이었습니다. 눈이 한번 오면 끝도 없이 오더군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해발 3,000미터 이상 되는 지역이었는데.. 제가 있는 동안은 이상 기온으로 무척 따뜻했는데…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거기다 여기 사람들은 돌아오는 일요일이 수퍼 볼 선데이라 완전 들 떠 있는 상황이죠. 거기다 블랑코가 출전하니 축제 분위기.
오디오퀘스트 방문을 위한 비행기가 못 뜨면 저는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일정 자체가 기적에 가깝습니다. 사이트를 오래 비울 수 없어서 14곳의 방문처를 소화해야 하고 미국이 북아메리카에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크기 때문에 살인적인 스케쥴을 소화해야 했죠. 비행기 타고 저녁 늦게 도착해 그 다음날 만나고 그리고 그 다음날까지 일정을 소화하고 호텔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늦은 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마치 즐기는 것 처럼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몇 번은 호텔에서 고된 중노동을 한 이후에 몸이 아파서 잠을 이루지 못해 한국으로 그냥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각설하고.. 오디오퀘스트는 중요한 방문처였습니다. 그들은 하이파이 케이블 전문가입니다. 하이파이 케이블만으로 거대 규모의 회사를 이룩해냈죠. 케이블에 한해서가 아니라 전체 규모에서 Top 1을 다투는 메이커 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케이블에 국한되지 않고 범위를 넓혀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분야에 전문가가 아닙니다. 오디오퀘스트의 창업자인 William E. Low라는 사람은 정말 꼼꼼하고 가치를 따지며 똑똑한 사람입니다.
그 분야에 최고라 할 수 있는 엔지니어를 스카우트해 개발한 것이죠. 한 엔지니어는 아주 오래도록 삼고초려를 통해 영입했는데 그가 바로 가쓰라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가 개발해낸 제품이 나이아가라 7000 입니다.
작년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 직접 소리를 들어보고 설명을 듣고 개발 과정도 지켜본 경험이 있습니다. 완성품은 그야말로 “Art” 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하이파이 전문 케이블 메이커 답게 와이어링도 예술입니다. 조립에 큰 어려움이 있지만 전부 솔리드 코어를 사용합니다.
나이트 호크 헤드폰 역시 관심의 대상입니다. 하나 하나 뜯어가면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 가는 질문이 좋아야 오는 답변이 좋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나이트 호크는 자신에게 매겨진 가격대에 2배에서 3배에 이르는 헤드폰들과 경쟁하는 제품입니다.
풀 버전에서 다뤄지겠지만 이것은 기존 헤드폰 설계 수준을 능가하는 것입니다. 다만 완벽하게 구동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수퍼 빅 투어링 과정에서 아주 좋은 솔루션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풀 버전을 기대해 주세요~
오디오퀘스트 창업자인 윌리엄 E. 로우씨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저는 AQ가 이렇게 큰 회사인줄 몰랐습니다. 한국에 사장이 방문한다고 했을 때 그냥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디오퀘스트의 규모를 눈으로 확인한 이후엔 그가 얼마나 겸손한 사람인지 깨달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는 업무 능률을 중시하는 사람인 것 같았는데요. 그의 오피스는 무언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무척 똑똑하죠. 무언가를 얻는 방법을 잘 아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나이아가라 7000 시리즈입니다. 무게가 90파운드나 나갑니다. 사진에 보이는 와이어링은 모두 솔리드 코어입니다. 한 대 조립하기 위해 엄청난 작업 노력을 필요로 하는데요. 사진에 보이지 않지만 수 많은 코어를 지탱하고 있는 섀시 안에 세계 최초의 DBS 트랜스포머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고가의 트랜스포머를 만드는 곳 중 한 곳인 플리트론의 제품이 말이죠.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던 것은요. 스크류 볼트나 단자 모두가 레드 카퍼(구리) 재질이라는 겁니다. 음질에 열화가 일어나는 부분 모두 해결해 버린 겁니다. 자세한 것은 풀 버젼을 통해 제공하겠지만, 꼭 국내에 수입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조 할리씨 입니다. 이 분이 오디오퀘스트에 실질적인 부사장입니다. 정말 잘 나가던 프로듀서 출신으로 초창기 오디오퀘스트에 부사장이라는 타이틀 보다 자신이 종사하고 있던 일이 수입이나 가치가 훨씬 높았죠. 하지만 윌리엄 E. 로우씨의 설득에 오디오퀘스트에 합류하게 됩니다. 당시로써는 대단한 결정이었죠.
오디오퀘스트의 선이나 구조에 관한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알파, 베타, 파이널까지 모두 조 할리씨가 소리를 결정합니다. 지금에 오디오퀘스트의 성공 신화에는 조 할리씨의 영향이 무척 큽니다.
오디오퀘스트에 관해 다른 메이커와 이야기 하면 조 할리씨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됩니다. 주된 이야기는 경력이 화려한 프로듀서이며 청각이 아주 뛰어나며 트레이닝이 무척 잘 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오디오퀘스트는 케이블을 조립하기 전에 순수하게 청각에 의존해 방향성을 결정하는데요. 이 작업을 조 할리씨가 지금까지 담당해오고 있습니다. 사실 케이블의 방향성은 전자가 흐르는 쪽으로 생기는데요. 0.1%라도 더 좋은 음질을 끌어내기 위한 오디오퀘스트의 배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자신이 프로듀서로 활동할 때 유명한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사진들 입니다.
나이트 호크. 정말 마음에 들었지만 구입을 잠시 미뤘습니다. 오디오퀘스트를 방문할 때 맞춰서 물건을 구입해 가 창업자와 조 할리씨, 디자이너인 스카일라씨의 친필 싸인을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린 인터뷰라기 보다는 이론을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화이트 보드에 직접 각자의 의견을 써가며 헤드폰 하나 하나를 분해해 나가는 작업을 가졌는데요. 정말 대단한 헤드폰입니다. 앞으로 오래동안 저의 레퍼런스 헤드폰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오디오퀘스트는 라인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드래곤 플라이는 대단한 히트작입니다. 곧 블랙 드래곤 플라이와 레드 드래곤 플라이가 출시 되는데요. 드디어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연결이 됩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도 마찬가지고요. 맥북 프로와 더불어 아이폰,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연결해 비교 청음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레드 드래곤 플라이의 음질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헤드폰 앰프와 DAC를 모바일 플랫폼에 적용하려는 분들에겐 정말 좋은 소식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레드 드래곤 플라이는 2Vrms 출력을 얻을 수 있어서 소스기기에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