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이파이 시스템을 구성할 때 분리형 컴포넌트(기기)로 구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이파이 기술은 지금까지 증폭 과정이
변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일부러 변화를 피하고 있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실제 소리 재생 기술은 하이파이 시스템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발음 방식 자체를 바꾸지 못하고 오로지 계승시켜 나가고 있을 뿐이다.
디지털 스피커라는 것도 파워앰프 바로 앞 부분까지 디지털 처리가 될 뿐 결과적으론 아날로그 출력이다.
사실 소리의 변화를 주기 위해 많은 많은 시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클래스 A나 AB를 구현하는 앰프 이외의 것을 찾기
힘들고 다이렉트 라디에이터 이외의 스피커를 찾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옳은 일도 계속 되고 있다. 컴퓨터 3D 모델링 기술의 발전이나 가공 기술, 그리고 정확도가 높아진 시뮬레이션
기술로 인해 과거 인간이 계산할 수 없는 영역에 도달해 지금은 1,000W를 넘는 하이파이 파워앰프가
존재한다. 30년 전에는 상상만으로 가능했던 일이다.
전원 장치도 지속적으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영국에 아이소텍은
레퍼런스급 전원 장치 모델을 개발했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바로 2가지
모델이란 것이다. EVO3 제네시스와 EVO3 수퍼 타이탄이다. 그런데 의아하다. 생김새도 거의 동일한데 왜 두 가지 모델을 포석시킨걸까?
실제 언젠가부터 전원장치에 있어 컴퓨터와 하이파이 기기를 한 곳에 묶으면 안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여기에 대한 오해는 결과적으로 스위칭 레귤레이팅 방식의 전원장치 더 나아가 컴퓨터는 효율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런 방식에 레귤레이터가 수도 없이 사용되고 결과적으로 하나의 흐름에 묶이게 된다. 노이즈가 돌고 도는
것이다. (사실 이런 의미에서 막시무스란 커스텀 메이드 음악용 PC에
배터리 연결을 시도했다)
<아이소텍의 EVO3 수퍼 타이탄을 파워앰프를 위한 전원장치이다. 지속 가능한 최대 출력은 7,360W에 순간 출력은 3만 5천 500W에 이른다>
앞에 이론과는 조금 다르지만 파워앰프는 하이파이 시스템 컴포넌트 중 전력 소모가 가장 크다. 또한 파워앰프는 스피커가 가진 임피던스 특성에 따라 전류 공급이 춤을 춘다.
1차적인 부담은 파워앰프가 가지고 가지만 2차적인 부담은 전원장치가 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전원장치에 소스기기와 프리앰프가 파워앰프와 한 곳에 묶이게 되면 결과적으로 소스기기와 프리앰프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전에 한 가지 알아야 할 내용이 있다. 파워앰프에 관해서다. 나는 하이파이 기기를 구입할 때 스펙을 의지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스펙은 얼마든지 조작 가능하다. 실제 거의 모든 메이커가 단지 1kHz의 주파수 특성만 가지고 스펙에 적어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10kHz 특성이 다르고 100Hz 특성이 다르다.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1kHz만 듣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파워앰프의 출력이 상승한다면 그에 따른 노이즈 레벨이나 디스토션 레벨은 가파르게 상승한다.
전원장치 또한 이와 비슷하다. 전원장치는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는에
방식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지만 AC 컨디셔닝 회로가 탑재된 경우 출력 전력이 높아질수록 노이즈나 디스토션의
레벨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바이-앰핑을 위한 4개의 출력이 존재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기기간의 간섭은 일어나지 않는 독립 출력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소텍은 소스기기와 프리앰프와 같은 컴포넌트를 위한 전원 장치와 파워앰프용 전원장치를 개별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EVO3 제네시스는 소스기기와 프리앰프를 위한 AC 사인 제네레이터 방식으로 개발한 것이며 EVO3 수퍼 타이탄은
파워앰프를 위한 전원장치로 개발한 것이다. 오늘 리뷰는 EVO3 수퍼
타이탄을 위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EVO3 수퍼 타이탄은 1,000만원대를 호가하는 전원장치이다. 하위 모델 EVO3 타이탄이 존재하지만 얼티밋 레벨 파워앰프를 연결을 위한 시스템으로 발매한 것이다. EVO3 수퍼 타이탄은 이름에 걸맞게 엄청난 출력 용량을 자랑한다.
일반적으로 전원장치가 2,000W 이상 출력할 수 있다고 표기를
해도 그건 순간적인 것이다. 스펙을 믿어선 안 된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EVO3 수퍼 타이탄은 지속 출력 가능한 용량은 7,360W에 이른다. 일반적인 메이커가 주로 쓰는 최대 스펙을 설명하자면
35,500W의 최대 순간 출력을 낼 수 있다. 스펙에서
압도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최상위 레벨에 맞는 전원 장치의 이미지를 표출하기 위함과 동시에 대형 스피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진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별도에 댐퍼가 4개의 기둥과 상판에 고정되어 있다>
그런데 더 황당한 이야기를 설명하자면 7,360W의 지속 출력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이유는 입력 전압이 230V에 최대 32A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0V X 32A를 하면 7,360W가
나온다. 실제 이 제한이 없다면 이보다 더 높은 전류 공급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VO3 수퍼 타이탄은 파워앰프용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단지
4개의 출력 소켓만 지원한다. 모노블럭 구성에 모노블럭 구성으로
바이–앰핑까지 지원할 수 있게 고안된 것이다. 물론 트라이–앰핑까지 고려 한다면 AUX 출력에 아이소텍의 멀티탭을 연결해 사용하면
더 많은 파워앰프의 연결이 가능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EVO3 수퍼 타이탄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는
것인데, 커먼 모드 노이즈와 디퍼런셜 모드 노이즈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집안에 냉장고나 가전기기가 동작하면서 생기는 파생 노이즈나 RFI나 전자파 간섭에
의해 생기는 거의 모든 노이즈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하이파이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전원이 한 곳에 묶이면서 기기끼리 간섭으로 인한 전원
질이 오염되는 것이 문제다.
<4개의 기둥이 바닥에 고정되며 이 기둥들에 의해 본체는 플로팅되어진다>
하지만 EVO3 수퍼 타이탄은 4개의 출력 소켓이 모두 독립적으로 동작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연결된
파워앰프가 동작하면서 파생되는 노이즈가 교차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앰핑 구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인 스피커를 구동하기 위한 파워앰프 연결과 서브우퍼를 구동하기 위한 세미 액티브
스피커 연결에서 최고의 성능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방식의 파워앰프 전원부라도 분명 어느
한쪽은 보다 깨끗하거나 좋지 않기 마련인데 이로 인한 로스는 없다는 의미이다.
이정도 스펙만 보아도 이건 괴물 파워앰프를 위한 전원장치임은 분명하다. 또한
더 괴물이다.
EVO3 수퍼 타이탄을 처음 가지고 왔을 때 어떤 파워앰프에
연결해야 좋은 효과를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첫 타자는 단 다고스티노의 모멘텀 모노블럭
파워앰프였다. 사실 처음 번인이 모두 되었다고 판단할 무렵 지속적으로 번인이 이뤄졌단 파워앰프로써 1년이 지날 무렵 대단한 구동력을 가져다 주었던 파워앰프다.
단 다고스티노 모멘텀 모노블럭 파워앰프는 내부 공간의 절반이 트랜스포머라고 봐도 될 정도로 거대한 전원부를
가지고 있고 세분화된 레귤레이터 회로를 갖추고 있다.
사실 EVO3 수퍼 타이탄과 연결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저음이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첫 음은 의외였다.
전 대역에서 보다 촘촘하고 고역에 생기를 불러 일으키는 묘한 음과 처음 마주할 수 있었다. 전 대역에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모멘텀 모노블럭의 묘한 기운에 하나 더 얹혀진 기분이 들었다. 확실히 중역과 저역에 두터운 소리결을 가져다 주었던 것에 비해 생기를 가져다 준 고역의 미묘한 늬앙스 변화가
더 돋보였다.
그렇게 한 주가 지나고 보름이 지나고 한 달이 되었을 때 반응이 더 빠르고 전 대역에 걸쳐 보다 에너지감이
채워진 모멘텀 모노블럭의 재생음과 마주할 수 있었는데 가장 큰 변화는 사운드 스테이지에서 좀 더 3차원적인
깊이를 느끼게 해주었으며 레이어가 보다 분명해졌다는데 있다.
하지만 정작 소름 끼칠 정도로 놀래버린 것은 정말 선명한 포커싱이었다. 특히
기타 연주에서 도저히 무어라 형용할 자신이 없을 정도로 그냥 내 앞에서 기타의 줄을 튕기고 있는 귀신이 다가와 연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 동안
떨칠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한 이미지였다.
<실물을 보면 절로 감탄할 정도로 강인함과 그 강인함에 가져다주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볼륨 매칭을(레코드 레벨 특성에 맞춘 볼륨 레벨)통해 듣던 음악들을 대략 5%에서 10%
정도 볼륨을 더 올려도 음에 미약한 디스토션이 생기거나 음이 조금이나마 깨진다는 느낌이 줄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파워앰프가 스피커를 높은 음압으로 구동하기 위해 높은 전류를 요구할 때도 EVO3 수퍼 타이탄은 극단적으로 낮은 임피던스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확실히 이것이 음으로 잘 표현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머지 않아서 국내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소스기기와 프리앰프를 위한 전원장치와 파워앰프를 위한 전원장치를
분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아파트에서 늦은 저녁 작은 볼륨으로 음악을 듣는다면 이런
문제는 아주 작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인의 파워앰프가 A급 출력 30와트 이상이거나 AB급 출력에 아이들 상태에서(전원을 켜자마자 입력 음악 신호가 없을 때) 200W 이상의 전력을
소모할 때엔 작은 볼륨에서 더 많은 디테일의 차이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확실한 것은 아이소텍의 EVO3 수퍼 타이탄 전원장치는
현존하는 파워앰프를 위한 가장 위대한 위치에 존재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문의 : (주)태인기기
02-971-8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