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사용해온 프리앰프를 소개한다. mbl의
6010D다. 아~! 중간에
한번 교체한 적이 있다. 바로 신형 6010D로 변경해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렇기에 신형 6010D 프리앰프에 대해
누구보다 자신 있게 설명 할 수 있다.
6010D의 첫 인상은 단지 mbl의
멋이 묻어 난 그런 프리앰프라 여겼다. 보통 독일 메이커의 프리앰프는 뉴트럴한 성향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리고 이상하리만큼 독창적인 것을 추구한다. 풀 컴포넌트 시스템을
추구하다 보니 범용성과 거리가 먼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그냥 지나쳐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의도하지 못한 상황에 6010D가 내 손에 잡혔다. 사실 발매 된지 10년이 넘은 프리앰프로 2년여 전부터 국내에 판매 되기 시작한 모델은 성능이 개선된 모델이다. 전원부와
볼륨 회로, 내부 배선제가 바뀐 모델로 이전 모델과 음질 차이는 상당히 크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국내 판매 가격이 가장 낮다. 현재는 가파르게
오른 인상폭을 현실적으로 반영했지만 그래도 미국 $26,500(부가세 별도) 짜리 제품을 국내에서 합리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레퍼런스 프리앰프 중 하나라고 하겠다.
사실 내겐 신형 6010D는 아직도 대안을 찾지 못한 프리앰프라
여기고 있다. 그간 리뷰를 안 적었던 이유도.. 굳이 잘
팔리는 스테디 셀러를 리뷰 할 필요가 없다 생각했다. 그런데.. 내게
프리앰프를 추천해 달라고 문의해오는 사람들이 많고 신형 6010D에 대해 매번 같은 설명을 하는 것
보단 리뷰로 남겨 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성한다.
프리앰프의 역할은 무엇일까?
실제 하이엔드 메이커들은 모두가 자신들만의 독창적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거의 모든 메이커가 같은
방식의 회로를 사용한다. 여기서 메이커에 따른 회로 수정이 이뤄지는데 아날로그 방식이기 때문에 달라질
수 있는 것은 많다. 예를 들자면 토로이달 방식의 트랜스포머도 권선 품질에 따라 음질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을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하이엔드 오디오의 세계이다.
아무튼 신형 6010D는 보통 프리앰프와 거의 같은 방식이다. 예를 들자면 볼륨 회로를 통해 감압이 되고 증폭 회로를 통해 파워앰프로 신호가 출력되는 것이다. 하지만 신형 6010D 기술 구현 안엔 무척 특별한 것들이 존재한다. 기존 방식과 차별화 된 볼륨 회로와 조절 가능한 출력 증폭 회로를 탑재하고 있다. 더욱이 입력 레벨까지 조절 가능한 형태로 특별함이 많다.
이런 설명이 뭘 의미하는 걸까? 답은 프리앰프로써 부드러운 음색과
동시에 파워풀한 밸런스를 프리앰프에서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단계 더 확장해
설명한다면 어떤 파워앰프와 매칭해도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건 어떤 세팅이든 프리앰프로써
고음질을 제공한다는데 있다.
보통 신형 6010D에 대한
평은 무척 좋다. 하지만 가끔 이해하기 힘든(안좋게)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틀린 말은 아닌데, 그 이유를 들여다
보면 신형 6010D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조절 장치를 자신의 시스템에 맞추지 못해서이다.
<부품이 탑재되기 전 신형 6010D의 내부 사진, 동판으로 완벽하게 차폐되어 있다>
얼티밋 프리앰프로써 무척 만족스러운 구조와 만듦새
신형 6010D 설계 완성도에 대해 알아보자. 신형 6010D는 프리앰프로썬 이례적일 만큼 거대한 크기를 가졌다. 페인팅 방식의 금속 프레임을 조합하여 제작된다. 내부를 들여다 보면
거대한 동판 2개로 완벽하게 차폐되어 있다. 사진에 보이지
않지만 출력 증폭 회로 바닥 쪽으로도 차폐재가 설치되어 간섭이 발생할 수 있는 노이즈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가지고 있다. 섀시 두께도 공진 노이즈에 확실히 대응하고 있을 만큼 두텁다. 그렇기에
무게 또한 꽤 나간다.
사실 프리앰프로써 이렇게까지 사이즈가 클 이유는 없다. 일반적인
프리앰프는 전원부 회로와 볼륨, 입출력 회로가 PCB 한
장에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다.
신형 6010D가 이렇게 까지 큰 크기를 가지게 된 이유는 프리앰프로써
거의 모든 회로를 분리하기 위해서이다.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언밸런스
입력 회로, 밸런스 입력 회로, 볼륨 회로, 제어 회로, 전원부, 출력
회로를 모두 분리시켜 놓았다. 이들을 간섭을 피해야 하는 회로끼리 따로 모아놓고 동판으로 차폐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이다. 최근엔 PCB의 절연 성능도 하이엔드 컴포넌트를 제작할 때 무척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PCB 보드 한 장에 원가만 $300가 넘는 것들이 즐비한데 신형
6010D도 수준급의 PCB를 사용했지만 이것을 완전히 분리한
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안으로 받아 들일 수 있다. 단점으론 조립이 어렵고 파트 관리도 더 어렵기 때문에
소량 생산에 적합한 방식으로 가격이 높아진다.
<프리앰프로써는 드물게 각 입력에 대해 레벨 조절이 가능하다>
가끔 신형 6010D를 보면 별 것 없던데?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런 설계 방식을 위해 많은 스페이스가 필요하다.
그런데 의외의 곳에서 신형 6010D의 고음질 구현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독일에서 또 한국에서 mbl의 치프
엔지니어이자 디렉터 엔지니어인 유르겐 라이스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그가 몇몇 이야기에
대해선 혼자만 알아줄 것을 요청한적이 있는데 신형 6010D에 최초로 적용된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에 대한
이야기다.
보통 mbl에선 하이엔드 컴포넌트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특성이
다른 100여개에 가까운 트랜스포머를 제작해 음을 튜닝 하는데 신형 6010D에
최초로 적용된 트랜스포머엔 일반 트랜스포머에 비해 30배나 비싼 부품들이 사용된다는 것이다. 구형과 신형의 결정적 차이가 여기에 있는데 사운드 스테이지를 그리는 능력과 음의 묘사 능력, 청감상 정보량에서 큰 차이를 낸다는 것이다. 해당 부품은 독일 남부에
위치한 회사에서 유일하게 생산되는 것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프리앰프는 전력 소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 트랜스포머의
용량도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품질에 관해선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런 부분에 있어 신형 6010D는 구형 6010D와
확연히 구별 되어진다. 물론 가격도 상당히 많이 인상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신형 6010D는 카본 트레이 방식의 볼륨을 사용한다. 볼륨의 스텝 단계는 상당히 세밀한데 손으로 미세하게 돌려야 정확하게 들어 맞는다. 리모컨으로 모터로 구동하면 소수점 단위까진 맞아 떨어지지 않을 만큼 정교하다.
그리고 최소 볼륨과 최대 볼륨의 임피던스의 변화폭이 무척 적다는 것도 이 볼륨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하이엔드 프리앰프에서 가장 중요한 좌측 채널과 우측 채널의 볼륨 편차가 얼마나 적냐는 것인데 mbl측은 향상된 신형 6010D 프리앰프의 경우 이 편차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될 정도라고 설명한다.
<밸런스 입력 회로는 언밸런스 입력 회로와 분리되어 있다. 옵션으로 2개의 밸런스 입력 회로를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입력 1계통에 대해 2계통의 개별적인 출력이 가능하다. 물론 개별적인 증폭율 조절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해야 할 이야기는 많다. 오직 신형 6010D에서만 가능한 부분들의 얘기다. 최근 하이엔드 프리앰프들은 1계통 입력에 대해 2계통 출력이 가능한 바이–앰프 출력에 대응하는 기기가 훨씬 많아졌다. 하지만 신형 6010D는 2계통에 출력에 대해서도 증폭률을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설계했다. 가운데 위치한 2개의 스위치로 출력 회로를
개별적으로 켜거나 끌 수 있게 만들어 둔 것이다. 즉, 파워앰프의
추가만으로 2개의 스피커 시스템도 구현할 수 있다.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매칭할 파워앰프의 성향에 따라 증폭률과 입력 레벨을 조절하여 최적의 매칭
조건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한번쯤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프리앰프와 파워앰프의 매칭에서 메이커를 통일하는 이유에 대해서다. 기기의
매칭엔 분명 조건이 따른다. 가끔은 의외의 매칭도 있다. 파워앰프
잘 만드는 메이커가 있고 프리앰프를 더 잘 만드는 메이커가 있는데 많은 이들의 시도와 실험에 따라 결과가 좋은 기기들에 대해 설명되면서 생기는
서로 다른 제조사 제품의 베스트 매칭 말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하는데 파워앰프엔 출력에 따른 입력 감도가 존재한다.
1.5V라고 표기되어 있다면 1.5V의 음악 신호를 입력하면 그 파워앰프의 최대 출력이
나온다. 보통 1.5V라고 하면 100와트 전/후의 파워앰프에 많이 쓰는 스펙이다. 하지만 1,000와트 내/외의
파워앰프엔 2V가 넘어간다. 출력이 큰 만큼 세밀하게 출력을
얻을 수 있게 설계한 경우다.
그런데 보통 프리앰프는 4Vrms의 소스기기 출력 전압을 받아
10Vrms 이상의 출력을 낸다. 15Vrms가 넘어가는
것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값을 결정 짓는 것을 증폭률이라 하는데 프리앰프의 증폭 회로에 의해서
증폭 되는 출력 값이다.
임피던스의 따른 매칭 이상으로 중요하다. 보통 +6db, +12db 값들로 표기 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6db면 충분하다. 하지만 더 파워풀한 음색을 얻겠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소스기기 스펙에
따른 매칭까지 생각하면 머리가 정말 복잡해진다.
매칭이라는 이야기가 이 때문에 등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입력
감도가 1.5V인 A급 100와트
파워앰프에 +18db의 증폭률을 가진 프리앰프를 매칭하면 최악의 매칭이라 볼 수 있다.
신형 6010D는 이런 미스매칭의 폭을 확연히 줄여준다. 입력 레벨과 출력 레벨을 개별적으로 동시에 조절할 수 있다는 이점은 대단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회로를 구성할 수 있지만 음질적으로 손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신형 6010D는 구형 모델부터 음질적 손해 없이 완벽하리만큼
이 기능을 구현해냈다.
어떤 리뷰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형 6010D 스펙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입력 레벨과 출력 레벨을 최대치까지 끌어 올릴 경우 +10db의 증폭 게인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실제 청음에선 신형 6010D의 증폭 회로의 완성도가 무척
높기 때문에 체감적으론 구동력이 부족한 파워앰프와 매칭해도 파워풀한 저음과 스케일을 얻어낼 수 있다.
이런 결과 때문에 나는 예전부터 신형 6010D 프리앰프에 무언가
더하기 위한 세팅보단 덜어내기 위한 세팅을 추구하고 있다. 그만큼 회로의 완성도가 높다.
이뿐 아니다. 각 출력 그룹의 입/출력 레벨은 최대 12dB내에서 개별적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도 신형 6010D 프리앰프를 운영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드릴에 의한 볼륨 노브 가공등 신형 6010D의 가치는 외관에서도 잘 나타나있다>
결과적으로 신형 6010D와 매칭된 파워앰프의 스펙에 따라 최적화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프리앰프라고 설명할 수 있다. 여기선 세팅 값이 무척 중요한데
측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정밀도가 높은 멀티 미터가 필요하다.
리뷰를 읽어보면 완벽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건
완벽하게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노하우가 있는 전문가가 10분 이내에 완성할 수 있는 세팅이기도 하다. 그리고 신형 6010D가 제공하는 세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된다면 본인이 의도한 성향에 맞춰 더 절묘하게 파고들어 갈 수 있다. 부드러운 소리 또는 파워풀한 소리로
말이다.
신형 6010D의 음색은 무척 뉴트럴하다. 공교롭게도 재생음에 컬러가 없는 것이 음색이다. 음악적으로 특별히
언급할 것은 컬러링이 적어 피아노음의 아주 예쁘게 그려진다거나 하진 않는다. 담백하며 투명하지만 농도
깊은 영롱함은 조금 아쉽기도 하다. 그만큼 모니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매칭에 주의할 것은 소스기기를 선택할 때 음의 촉감이 촉촉한 쪽이 좋다. 물론 소스기 프리앰프 사이에 케이블 매칭도 같은 조건이면 좋다.
하지만 현악에서의 느낌은 출중하다. 안네 소피 무터와 같은 연주자가
활을 팽팽하게 잡아 당기며 조이는 느낌이나 피치카토 표현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표현이 무척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편성이 많은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 악기의 분리도가 무척 뛰어나며 웅장한 표현력은
경쟁할 수 있는 프리앰프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이다. 현악 총주에서 질감 표현은 리스너의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킨다.
오케스트라를 많이 듣는 오디오파일에겐 극적인 매칭을 선사할 수 있는 프리앰프이기도 하다. 어찌되었던 나는 세손가락에 꼽는 프리앰프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mbl 신형
6010D이다.
참고로 신/구형의 구별법은 제품 뒷면에 신형 6010D를 의미하는 홀로그램 스티커의 유/무로 확인할 수 있다.
수입원 : (주)샘에너지
02-6959-3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