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머물게 되는 곳은 어딜까? 모두라고
이야기 할 수 없겠지만 다수가 사무실 책상이나 집에서도 개인용 컴퓨터가 놓여진 책상일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개념이 생겨났다. 바로 데스크–파이라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데스크–파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해
낯설지 않는다.
사실 오늘 글을 적는 나 역시도 데스크–파이에
대한 계획은 가지고 있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제품이 나오지 않아서이다. 데스크–파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음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내 책상에 무리 없이 놓을 수 있는 크기이다.
실질적으로 2,000년 중반까지 하더라도 하이파이 시장은 참으로
풍요로웠다. 많은 신생 메이커가 나타날 정도로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블루투스 스피커나 멀티 미디어에 대응하기 위한 작은 올–인–원 컴포넌트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본인 역시
블루투스 스피커 3종류나 가지고 있으며 한 가지를 더 구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자연스레 기존 하이파이 메이커들도 큰 규모의 메이커 중심으로 기존의 하이파이 시스템의 틀에
갇힌 제품이 아닌 새로운 컨셉의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영국의 메리디안이라는 회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회사는 좀
특별하다. 하이엔드를 지향했으며 최신 기술 도입에 발 빠르다. 하지만
남들과 같은 플랫폼이 아닌 자신들의 새로운 플랫폼을 추구하며 하이파이와 AV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이제까지 겨냥했다. 그리고 이제는 정착화과 된듯한 구성이 많지 않고 한번 세팅하면 사용하기 쉬운
컨셉의 제품을 오래 전부터 공급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메리디안이란 회사를 좋아한다. 생김새가 마음에 들고
자신들의 문화가 제품에 고스란히 묻어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 회사는 최근 들어 작은 크기의
DAC와 더불어 개인용 오디오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늘 리뷰할 제품은 헤드폰 앰프이다. 메리디안이 개발한 프라임
헤드폰 앰플리파이어라는 제품이다. 여기에 이 헤드폰 앰프를 위해 개발된 전원부를 함께 콤비로 엮어서
음악을 들어본 리뷰라고 할 수 있겠다.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헤드폰 앰프
프라임 헤드폰 앰프. 제품명에서 메리디안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프라임 헤드폰 앰프는 한 눈에 보아도 메리디안 제품임을 알 수 있는 자신들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부여했다. 첫 인상은 무척 고급스럽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섀시의 강성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튼튼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마감도 좋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메리디안이 왜 갑자기
헤드폰 앰프를 만든걸까? 과연 잘 만들까?
여기에 대한 의문점은 나도 가지고 있었으니 어찌 보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증폭 회로라는 것은 소스기기, 프리앰프, 파워앰프에 모두 쓰인다.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완전히 다른 분야는
아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파워앰프에서 거꾸로 소스기기로 올라갈수록 증폭 회로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일상적으로 헤드폰 앰프라고 하면 사촌뻘 되는 컴포넌트라고 한다면 프리앰프 정도가 된다. 그 이유는 회로의 출력 규모가 비슷하고 입력부와 출력부, 무엇보다
볼륨이 채용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헤드폰 앰프에서 볼륨의 영역은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볼륨에 중요성에 대해 따지자면 하이파이 메이커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곳도 드물기 때문이다.
<아래쪽이 프라임 파워 서플라이, 위가 프라임 헤드폰 앰프다. 프라임 헤드폰 앰프는 24비트에 192kHz USB Audio 입력을 지원하기 때문에 별다른 컴포넌트 연결 없이 곧바로 헤드폰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프라임 헤드폰 앰프에 채용된 볼륨은 고정밀 트래킹 방식이다. 그리고
70dB 레인지라 표기하고 있다. 낮은 볼륨에서도 편차가
적은 편이다. 그리고 선택할 수 있는 헤드폰은 16옴에서
1k옴에 이른다. 메리디안에서 권장하는 헤드폰은 80dB/mW 또는 96dB/V 높은 제품들이다.
여기에 요즘 헤드폰 앰프에서 빠질 수 없는 USB DAC Audio 입력
기능을 지원한다. 어싱크로너스 방식으로 24비트에 44.1kHz에서 192kHz 샘플링 레이트를 지니고 있다. 지터는 <90ps p-p. 수준으로 일반적인 헤드폰 앰프에
탑재된 USB DAC Audio보다 우수한 스펙이다. USB
Class 2 Audio를 지원하므로 Windows XP 이상에선 드라이버가 필요하지만
애플의 OS X에선 별다른 드라이버가 필요 없이 동작한다.
USB Audio 기술에 있어서 메리디안은 이전부터 스트리밍
플레이어들을 내놓고 또한 액티브 스피커에 탑재된 앰프 설계 기술을 토대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은 확실히 감이 왔다.
그러니까 이 자체만으로 별도의 소스기기 없이 헤드폰만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아주 컴팩트한 사이즈라 PC 위에 올려놓고 파일 플레이 플레이어를
동작시키면 헤드폰 시스템이 완성되는 것이다.
프라임 파워 서플라이로 더욱 좋아지는 음
크기가 컴팩트해지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전원부이다. 최근에는
외장 전원부가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표현이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이러한 전원부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인 하이파이 컴포넌트들은 100V ~ 230V까지 전압을
그냥 사용할 수 없다. 이것은 전반적으로 생산산업을 위한 것으로 거의 모든 전기는 감압을 통해 사용된다.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전원부라고 하는 것이며 파워앰프나 CD 플레이어등
모든 하이파이 컴포넌트에 탑재되어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트랜스포머의 품질이다. 같은 전압과
용량이 출력되어도 아날로그에 있어서는 사용되는 코어나 기타 부품 등에 따라 소리의 품질이 달라진다. 그
외에도 출력된 전압을 얼마나 더 드롭시키는지 레귤레이팅 방식에 따라 리플이 줄어들게 된다.
메리디안은 이 분야에 있어서 잘 이해하고 있으며 트랜스포머의 품질이나 레귤레이팅 기술에 있어서는 상당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프라임 파워 서플라이는 12V 전압과 5V의 전압 2가지 전원을 출력하게 된다. 12V는 DIN 타입의 케이블로 2.5파이
2핀으로 프라임 헤드폰 앰프에 전원을 공급하게 된다. 이
때 프라임 파워 서플라이가 범용적인 것은 12V DIN 출력이 5개에
이른다는 것이다. 혹시 12V를 입력 받는 다른 기기 있다면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단, 공급 가능한 암페어 용량은 필히
확인해야 한다.
<프라임 헤드폰 앰프 내부 회로. 많은 것에 신경쓴 흔적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상적인 레이아웃으로 평가하고 싶다. 니치콘 콘덴서나 레귤레이션 회로, 알프스 볼륨 설계 구성등이 엿보인다>
이 외에 5V 출력이 존재하는데 이것은 프라임 헤드폰 앰프가
지원하는 USB Audio 입력에서 컴퓨터의 5V 전원을
끊고 프라임 파워 서플라이에서 생성된 5V 클린 전원을 입력해주는 방식이다. 이를 위한 케이블도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어 보다 깨끗한 파일 뮤직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메리디안이 추구하던 음에 비해 높은 분해능을 가진 음
기존의 메리디안의 음은 무척 농밀하며 찰진 느낌이 있다. 그래서
808 시리즈를 예로 들자면 CD 플레이어가 가질 수 있는
상당한 수준의 부드러운 음의 결을 표현해 준다.
프라임 파워 서플라이가 연결된 프라임 헤드폰 앰프에 시청을 위해 사용된 헤드폰은 너무나 유명한 젠하이져
HD800 이다. HD800은 상당 기간 동안 오랫동안 소유하고
있었고 몇몇 헤드폰 앰프들과 비교하였기 때문에 그 특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짐작은 가지고 있다.
프라임 시리즈로 구성해서 얻을 수 있는 음은 장시간 청음시에도 귀가 무리한 스트레스가 가지 않는 음에 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청감상 정보량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 보인다.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음의 분해능이 상당히 좋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악기의 분리도와 같은 문제가 아니라 소리의 입자가 무척 조밀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피곤하지 않다.
콜롬비아 시절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베토벤 교향곡 3번(뉴욕 필하모닉)을 들어보면 녹음 질이 그렇게 좋지 않은데도 불구 리마스터링을
한번 거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해상력을 겸비한 음의 분위기는 괜찮다. 정확히 모난 것 없이 바른
음을 추구하고 있지만 확실히 음의 입자가 조밀하다는 느낌은 음악을 감상하는 내내 머리 속에 각인된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공간의 묘사 능력이다. 일반적인 헤드폰 시스템에서
이 분야에서 통용되는 나름의 표현이 있지만 하이파이 시스템과 비교하면 열린 느낌은 무척 제한적이다.
하지만 여기서 ASP라는 기술이 등장한다. Analogue Spatial Processing 이다. 정확히
세 가지 세팅이 존재하는데 1단계, 2단계, 바이패스이다. 지금까지 표현했던 것은 바이패스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이 서킷 회로에 담겨진 기술은 지금까지 헤드폰 시스템에서 경험하지 못한 공간감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실제 헤드폰은 하이파이 시스템과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예를
들자면 좌측 채널과 우측 채널에서 각각 시간차에 의해 스테레오 이미지가 그려진다. 더욱 자세하게 묘사하자면
실제 스피커에서 재생된 재생음의 정보만 귀에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공간에 의해 묘한 변화가 생기는데
이것이 보다 깊은 사운드 스테이지나 음의 긍정적 효과를 더하는 것이다.
하지만 헤드폰의 경우엔 음이 직접적으로 전달된다. 그래서 이
차이가 상당히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위한 EQ 셋이나 이펙터들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와 달리 하이엔드 헤드폰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해 ㅇ아아주 복잡하고 큰 컴포넌트를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맥과 함께 놓여진 메리디안 프라임 헤드폰 시스템>
하지만 프라임 헤드폰 앰프의 경우는 이 공간감을 만들기 위한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있다. 이 기능을 켰을 때 조금 놀랐다. 갑자기 공간감이 크게 확장되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미난 것은 소리를 인위적으로 헤치는 것이 아니라 공간감이 크게 확장된다는데
있다.
전반적으로 음이 더욱 더 활기차게 느껴지는 것은 ASP의 기술이
그 어떤 프로세서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것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묘한 느낌이다. 느끼하다거나 울림이 지나치다거나
해상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없다. 다만 Upper 미드 레인지가
강조 된다는 느낌이 생긴다. 처음 이것을 접하면 중고역이 강조되는 느낌이지만 이건 분명 중역대이다.
그래서 현의 선율이 조금 더 귀에 선명하게 들어오며 목관 악기들의 표현력이 조금 더 강조된다. 여기서 음의 피로함은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 흔적을 느낄 수 있다.
2단계의 경우엔 이러한 강조가 조금 줄어든다. 바이패스와 1단계의 사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음이 강조되는
만큼 1단계에서는 저역의 두께감이 조금 희생됨을 느낄 수 있었는데 2단계의
경우엔 저역의 두께감이 살아난다.
여기서 다시 바이패스로 돌아가면 ASP가 개입했을 때 메리디안이
왜 이 제품에 프라임이라는 표현을 모델명에 삽입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제품은 기획에서부터 메리디안이 상당히 공들여 만든 제품임에는 틀림 없다. 실질적으로 단자 하나에서부터 많은 신경을 쓴 것을 내부 사진을 통해 알 수 있는데 크기가 작은 만큼 회로 경로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리고 내부 사진에서 보면 알프스 가변 볼륨이 쓰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설계자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지는 것을 염두 해 둘 필요가 있다.
그 외에 니치콘 콘덴서 사용이나 전원부 레귤레이션 회로로 심플하지만 기억에 남을 만큼 잘 짜여진 회로로
여길 수 있다. 컴팩트한 크기지만 메리디안이라는 이름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완성도가 있는 제품이다.
수입원 – (주)케이원AV
(02) 553-3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