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뜨거운 감자가 나타났다. 아니 이건 스피커인데.. 좀 특이하다. 감격스러운 것은 작년 독일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 보았고 꾸준히 이 스피커에 대한 정보를 포스팅 해왔다는
것이다. 그 모델은 독일 혼 스피커 전문 메이커 아방가르드이다. 이
스피커가 특별한 이유? 그건 이 스피커엔 새로운 도전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하이파이 스피커 제작에 패러다임이 바뀔지도 모른다. 이 스피커를
오래 전에 보았지만 집에서 시청은 작년 말에 가능할 뻔 했다. 하지만 인증을 받기 위한 프로토 타입이라
약간의 문제점이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최종 버전이 한국에 들어와 음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강력히 요청한대로 우리 집에서 말이다.
아방가르드의 Zero 1 Pro는 항상 언급한대로 거의 모든
동작을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했다. 완전 디지털이 아닌 것은 음 대역에 민감한
고/중역은 AB 클래스 파워앰프와 저역엔 D 클래스 파워앰프로 트라이 앰핑으로 구동시키기 때문이다. 사실 이
스피커를 리뷰하기 이전에 나는 많은 정보가 필요했다.
이 스피커는 기존의 스피커와 닮은 구석이 별로
없다. 거의 모든 부분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킨 탓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피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3대 요소를 꼽으라면 유닛, 캐비닛, 크로스오버 회로를 꼽을 수 있다. 사실 이게 전부지만 말이다.
<폴리우레탄 재질로 성형이 완성된 직후의 Zero 1 Pro 스피커 캐비닛>
Zero 1 Pro에서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완성도를 지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바로 캐비닛이다. 일반적인
스피커는 MDF나 알루미늄으로 완성된다. 압도적으로 MDF가 많지만 말이다. 하지만 Zero
1 Pro는 하나의 오브젝트에 혼의 형상을 깎아낸 디자인이라 MDF로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말은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결국 성형이 좋은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답이 된다. 하지만 이것도 오답이다. 왜냐고? 일반적으로 고역과 중역의 혼 개구부를 제작하는데 재료의 선택은 어쿠스틱 환경을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저역은 다르다. 실질적으로 Zero 1 Pro에 탑재된 고능률 우퍼가 공진 의한 진동과 강제 진동에 의해 캐비닛이 울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실험과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소재를 선택했지만 이 울림을 확실히 막기 위해선 역부족이었다. 성형과
진동 특성 모두를 만족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해결한 것은 바로 폴리우레탄이다. 폴리우레탄을 성형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아방가르드는 Zero 1 Pro를 제작할 때 폴리우레탄 원료를 몰드 틀에 부어 캐비닛을 제작하고 부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 구조는 캐비닛 제작에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어쿠스틱 특성과 성형률을 쉽게 올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유닛 구성과 트라이 앰핑 탑재로 믿기 힘든 2,000만원 수준의
가격이지만 이것을 완성시킬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이것을 여러 차례의 샌딩 과정을 거쳐
페인팅을 입히게 되면 폴리우레탄과 잘 맞물려 촉촉하고 매끄러운 캐비닛의 스킨과 순수하다고 느껴질 만큼 뽀샤시한 화이트 컬러의 스피커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여러 차례 샌딩 작업과 페인팅이 끝난 직후의 캐비닛이다. 우퍼의 어쿠스틱 특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데 성공하며 고역과 중역의 혼 개구부 디자인을 위해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이렇게 훌륭한 디자인으로 완성 된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셈>
하지만 이 스피커가 일반적인 캐비닛 구조가 아닌 독특한 구조를 취함으로써 소리의 질을 끌어 올리는 역할은
트라이 앰프 시스템과 디지털 크로스오버, 그리고 이 크로스오버가 탑재된 DAC 보드에서 추구한다. 이 작업은 무척 중요한 작업이다. 일반적인 캐비닛은 나무의 울림을 기초로 한다. 정확하게 스피커는
나무의 울림이 있어선 안 된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음이 통의 울림이다.
현대 스피커는 이 울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완전하진
않다. 하지만 반대로 Zero 1 Pro는 이 울림을 완전히
억제하기 위해 노력했어도 그 특성은 달라진다고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크로스오버를 통해 완벽한 보정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스피커의 디지털 회로는 모두 토마스 홀름이라는 사람이 설계하고 완성시켰다는 것이다.
최근 DAC에서 가장 중요하게 각광받는 것은 디지털 필터 프로그래밍
기술이다. 이 부분 또한 토마스 홀름의 프로그래밍으로 임펄스 리스펀스나 프리 링잉등과 같이 지터로써
작용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또한 게이트 수가 많은 FPGA에
프로그램을 입혀 보다 원활한 처리를 가능케 한다. 실제 Zero 1
Pro엔 낯선 용어들이 아주 디테일하게 소개 되는데 이 기능이 모두 FPGA에 담겨 있는
내용들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Zero 1 Pro 스피커는
내가 만난 어떤 스피커와 그 첫 느낌이 달랐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일반적인 스피커와 달리 소리의 풍부함
느낌이 약간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처음엔 이것이 단순히 번–인
시간이 부족한 문제라고 여겼지만 캐비닛 재질의 진동 특성의 차이에 따른 음이라는 결론을 내리는데 이틀이면 충분했다. 그렇다면 이게 단점일까? 그건 아니다.
<페인팅을 통해 유려한 컬러를 내기 위한 작업>
어떤 경우든 하나를 내어주는 것이 있다면 얻는 것이 있다. 그것은
소리의 투명함이다. 착색이 억제 되었고 디스토션이 확실히 개선된 느낌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요소에 발음 구조에 혼이라는 디자인을 접목시킴으로써 기존 MDF 캐비닛의
스피커 보다 더 큰 시너지를 낼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Zero 1 Pro가 무시무시하다고 느껴질 법한 것은 트라이–앰핑으로
스피커를 구동시킨다는데 있다.
고역, 중역, 저역을 모두 개별적인 파워앰프를 통해 구동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스피커를 왼쪽/오른쪽 채널의 통신을 무선으로 한다는데 있다.
즉, 모노 트라이–앰핑 구조를 취한다는 것이다. 앞서 Zero 1 Pro는 무척 깨끗한 음을 연출한다고 설명돼 있는데
트라이–앰핑이 여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
고역과 중역의
혼 개구부는 높은 음악을 제공하는 대신 자칫 미스 매칭일 경우 일반적인 하이파이 시스템에선 피곤한 음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Zero 1 Pro엔 이 모든 컴포넌트가 하나에 담겨 최적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어쿠스틱 룸 문제가 아니고선
미스 매칭을 생각하긴 어렵다. Zero 1 Pro는 일반적인 볼륨 구간에선 무척 아름다운 음을 선사한다. 다이나믹스의 표현에 있어 만족스러울 만큼 유연함이 펼쳐진다.
<크로스오버 회로와 A/D 컨버팅을 통한 아날로그 입력, 트라이-앰프등 모든 회로가 여기에 탑재된다.이로써 컴퓨터와 USB 연결 또는 CDT와 AES/EBU 연결만으로 음악이 나오는 시스템이 완성된다>
클라우디오
아라우가 연주하는 쇼팽의 녹턴에서는 피아노의 음이 명징하면서 또렷하게 느껴지지만 일반적인 혼 스피커에서는 직진성이 강한 음 탓에 강하다고 느낄
수 있다. 또한 결여되기 쉬운 부분이 해머가 스트링을 때린 이후의 아주 작은 여린 음들이 표현되지 않기
쉬운데 Zero 1 Pro는 이 부분을 절묘하게 잘 살려낸다.
사실
이것은 혼 스피커이지만 몇 가지 차이점을 제거하면 대출력 파워앰프가 연결된 저능률 스피커에서 느낄 수 있는 장점들도 묻어 나오게 된다. 사실 혼 스피커의 매력은 장르나 특정 앨범에서 괴력을 펼쳐주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그래서 걱정된 것은 현악이다. 참으로 많은 오디오파일의 연인이라고 할 수 있는 안네 소피 무터의 바이올린 연주는 힘과 가녀림을 동시에 표현하는
몇 안 되는 연주자이기도 하다.
안네 소피 무터의 연주에서 바이올린은 수 많은 표정이 음색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여기서 MDF가 아닌 폴리우레탄을 사용한 진가가 나타난다. 디스토션이
상당히 억제된 느낌이다. 마이크폰으로 녹음되면서 불필요한 공명까지 작지만 높은 레벨로 녹음돼 스피커로
재생 시 MDF 캐비닛이 울어 음에 디스토션을 더해 현악 재생을 방해하는 느낌은 Zero 1 Pro에선 느끼기 어렵다.
다소 아쉬운 것은 가늘어지면서
소스라치게 올라가는 날렵한 연주에서 조금 더 샤프한 느낌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혼 디자인을 채택한 스피커로써는 사고 자체를 바꿈으로써
얻어낸 의미 있는 결과물이라 여기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방가르드의 창업자이자 사장인 홀게 프로메씨, 그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혼 스피커 메이커로 아방가르드를 올려 놓았다>
끝으로 이 스피커를 사용하면서 음을 조금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팁을 제공한다면 무선으로써도
상당한 음질을 제공하지만 이더넷 케이블을 통해 연결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 품질이 떨어질 경우 무선이 더욱 좋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하며 Zero 1
Pro는 고능률 스피커라는 것이다. 또한 Zero 1
Pro에 탑재된 고역과 중역용 파워앰프의 경우 소출력 A급 출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주
높은 볼륨을 사용하기 보다는 적당히 큰 볼륨 영역에서 음악을 재생하길 권한다.
문의 : ㈜태인기기
(02) 971-8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