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하이파이 취미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 중에서도 몇 가지 부류를 나눌 수 있다. 모두가 음악 애호가라는 측면은 공통이지만 몇 가지 갈래로 나뉜다. 정말
음악을 듣기 위해 시스템이 필요한 부류, 하지만 델리케이트한 소리가 표현되는 것에 충분히 만족하여 그
이상의 음을 찾아 해매지 않는 만족형 오디오파일과 적당한 음질에 환상적인 비주얼을 요구하는 오디오파일도 있다. 모두가
음악을 듣기 위해 하이파이 시스템을 꾸미지만 모두가 다 매니악하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HiFi.CO.KR 운영자인
나는 오랜만에 매킨토시 리뷰를 하게 되었다. 매킨토시라는 이름은 욕망이라는 관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손을
뻗는 선망의 대상이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아이덴티티에 현대적 디자인을 입히는데 성공하면서 과거에 매킨토시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던 청년들이 장년이 되어서도 그들 기억 속 한편에 자리잡은 매킨토시의 향을 현대 매킨토시가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지금까지도 변함
없는 베스트 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자면 포르쉐와 같은 디자인 철학의 맥락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재미나게도 매킨토시를 일컬어 하이파이 업그레이드의 마지막 단계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다. 소리에서 중용의 미를 지녀 더 이상 욕심 부릴 것도 없고 가격도 합리적이고 디자인도
무척 좋아 중고 가치에 늘 변함없기 때문에 이것저것 다 해본 사람들이 결국 매킨토시를 찾는다는 것이다. 실제
매킨토시 제품은 중고를 찾기 힘든 제품 중 하나이다. 과거에 소개된 명기일수록 그렇다.
실질적으로 매킨토시는 신제품이 소개될 때 마다 마이너 업데이트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매킨토시를 선호하는 오디오파일들은
열광한다. 재미난 이야기 하나 덧붙이자면 지난 3월에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주 재미난 질문을 하나 던졌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하이파이 컴포넌트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전했는데.. 답은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매킨토시와
Bowers & Wilkins였다.
답과 함께 한국은
어떠냐고 질문이 이어졌는데 한국도 같은 상황이라는 답을 전해주었다. 그들은 의미심장한 표현으로 웃음을
지었다. 매킨토시는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똑똑한 인재를 모아 환상을 가지게 할 브랜드 이미지를 만든다. 여기엔 사람들의 관심을 살만한
많은 기술과 이 기술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그리고 약간의 과장..
하지만 매킨토시는 오토포머 출력 방식과 섀시를 사용하지 않는 전통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오토포머
출력을 위해 트랜스포머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이젠 트랜지스터 출력 방식의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출력 대역을 갖게 되면서 매킨토시의
팬층은 더 두터워졌다. 오늘 소개할 MA8000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매킨토시의 베스트 셀러라고 할 만 하다. 실질적으로 거의 모든 회사의 라인업은 숫자가 커질수록
클래스가 높아짐을 의미한다. 실제 8000 시리즈에 이름을
올린 것은 그간 발표해온 인티앰프 중 가장 최신 모델이며 최신 집약뿐 아니라 등급도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MA8000에 대해 쉽게 요약하자면 MA7000의 세대 교체이며 그에 따라 출력이 250W에서 300W로 50W 커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신 기술 집약 모델답게 DAC 회로가 내장되어
진정한 의미의 인티그레이티드 시스템을 완성시켰다고 할 수 있다. 즉,
MA8000과 스피커만 있다면 USB를 통해 PC와의
연결만으로 하이파이 시스템이 완성 된다. 그렇다면 DAC 회로를
같이 탑재하고 있는 MA7900과의 차이는 어떨까? 실질적으로
앰프 시스템의 등급으로 보면 MA7900은 MA7000보다
한 등급 아래에 위치한다.
하지만 7000 시리즈의 숫자를
부여할 수 있고 가장 최신 모델이기 때문에 7900이란 모델명을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MA8000은 앞서 언급한대로 앰프 시스템만 하더라도 7000보다 상위 기종이며 DAC 회로 역시 수준 높은 전원부와 함께
하기 때문에 한 차원 높은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준급 앰프 실력과 DAC가 필요한 오디오파일이 시스템을 꾸미는 것에 복잡함과 현기증을 느껴 쉽게 가고자 할 때 명쾌한 해답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앰프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매킨토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트랜스포머의 품질이다. 그런데 매킨토시 이외의 모든 메이커가 트랜스포머의 완성도를 가장 중요시 여긴다. 트랜스포머 제작 실력에서 매킨토시는 탑 클래스를 달린다>
매킨토시
앰프의 특징은 별도의 회로를 수납하기 위한 케이스가 없다. 물론 회로 보드를 수납하기 위한 섀시와 방열판이
존재하지만 슬림하다. 앰프 시스템에 가장 많이 비용이 쓰이는 곳 중 하나가 섀시인데 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무척 똑똑한 설계 구조를 가졌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아낀 비용은 어디에 쓸
수 있을까? 바로 트랜스포머이다. 오토포머 출력 방식은 일반적인
트랜지스터 출력 방식에 비해 고가이다. 또한 매킨토시라고 한다면 오토포머 외에도 파워앰프 출력과 곧장
연결되는 대용량 전원 트랜스포머가 필수인데 고품질을 실현한다.
즉, 매킨토시는
필요한 곳에 비용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앰프 설계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미 고가이기 때문에 합리적이라는
표현이 들어맞지 않지만 꼭 필요하기에 가져다 붙이면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매킨토시만큼 합리적인 메이커도 드물다. 오토포머
기술을 통해 스피커의 부하를 컨트롤 함으로써 트랜지스터 출력 방식의 앰프와는 음색이 다르다. 이것이
바로 매킨토시 사운드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디스토션이 적고 음이 쉽게 술술 풀리는 느낌이 든다. 일부
오디오파일은 이것을 다소 소리가 심심하다고 표현 하기도 하는데 출력 방식 차이에 의한 음색의 차이다.
그렇기에
300W의 출력을 가지는 MA8000의 출중한 구동력이 스피커의
아주 낮은 저음 재생을 유도하기 보단 스피드 있는 음을 만들어 내는 쪽이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는 바로 MA7000과의 비교가 될 것이다. 얼마나
발전을 이루었는가에 초점이 맞춰질 텐데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2주 동안 본인의 시청실에서 파악할 수
있었다. MA7000과 비교하자면 50W의 출력을 더 얻기
위해 스펙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출력 밴드는 +0/-.5dB에서
20Hz ~ 20kHz로 동일하며 노이즈 측정 레벨 특성도 거의 같다.
이것만 보면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산이다. 회로는 완전 변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스피커를 구동하는
능력에 있어서 MA7000에 비해 조금 더 끈기감이 느껴지며 스피커의 구동력을 확보했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는데 매킨토시가 말하는 50W의 출력 이상의 차이다. 이
차이는 낮아진 파워앰프의 입력 전압에 담겨있다. 참고로 MA7000은
2.5V인데 쉽게 설명하자면 MA8000은 1.7V의 음악 신호에서 300W의 출력을 낼 수 있고 MA7000은 2.5V의 음악 신호에서 250W의 출력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입력 게인이 달라지면서 청감적으로
얻을 수 있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졌다. 매킨토시는 대출력을 추구하기 때문에 보통 입력 감도 전압이
낮기 보다는 높은 쪽을 선택했다. 대출력이지만 부드러웠고 대출력의 면모는 볼륨을 높이 올렸을
때 표현했다. 하지만 MA8000쪽에선 다른 성향의 음을
표현하겠다는 전략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볼륨 구간에서 조금 더 다이나믹한 음과 온도감을 얻기
위한 판단이라 보여진다. 또한 이 차이는 음의 청감상 정보량에서 큰 차이를 가져다 주는데 오토포머 기술
특징상 저음의 펀치감 보다는 스피드를 중시한다고 앞에서 설명했는데 MA8000에서는 스피드와 펀치감을
동시에 얻어 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매킨토시 MA8000은 압도적이라고 할 만큼 단순히 보여지는 멋 이외에 압도적인 비주얼은 연출한다>
재생음에서 더욱 중요한 음악성에 있어선 현악의 질감이 이전
모델 보다 훨씬 실키해졌으며 피아노는 조금 더 농밀해졌고 투명해졌다. 확실하게 앞서는 것은 공간에 울려
퍼지는 잔향감이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매킨토시는
톤 컨트롤이라는 전통적 기술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다. MA8000에선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구현된 톤
컨트롤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톤 컨트롤 회로로 통과되는 신호의 아주 작은 왜곡에 대한 문제도 보완하고 있다. 또한 MA7000의 5밴드에서
8밴드로 확장 돼 리스닝 룸 환경 차이에 따른 주파수 보정을 조금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스탠바이 상태에서 전력 소모이다. 과거
MA7000은 유럽 수출을 위해 스탠바이시 전력 소모를 1W로
맞춰냈는데 이것도 쉽지 않은 부분이지만 MA8000은 0.25와트
수준으로 이뤄냈다. 나는 이점을 무척 중요한 부분이라 여긴다. 그리고
이젠 점점 트랜드가 되어가는 인티앰프에서 수준 높은 DAC 회로를 탑재.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매킨토시는 소스기기부터 스피커까지 개발/제작하는 몇 안 되는 풀 컴포넌트 생산이 가능한 메이커이다. 하드웨어
스펙상 32비트에 192kHz까지 재생 가능한 디지털 보드는
USB 오디오 입력에 따른 간단한 아날로그 변환 출력 회로만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콕시얼과 TosLink 까지 2계통씩과 USB
오디오를 입력할 수 있는 완전한 DAC 보드를 탑재하고 있다.
이 자체만으로 소스기기까지 탑재하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수준급의 음질을 제공한다. 예를 들자면 대부분의 인티앰프들은 USB 오디오 입력이 가능한 저가
DAC 보드를 탑재하는데 정보량이 떨어지고 음의 그레인이 무척 커 음악적이지 못한 형식적인 부분을 취하고
있지만 MA8000은 100만원대 USB 오디오 입력이 가능한 DAC 수준을 이뤄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값은 MA7000에 비해 상승했지만 두 가지 컴포넌트를
모두 구입한다고 생각할 때 답은 달라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매킨토시 MA8000이
오디오파일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전면 패널의 출력 미터와 패널 디자인일 것이다. 조명의 퍼짐이 무척
균일한 푸른빛이 감도는 미터 창은 음악을 듣는데 압도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전통적 디자인의 노브와
디자인과 어우러지는 블랙 아크릴 패널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감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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